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누군가가 내 글에 관심을 가져주는 일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내가 글쓰기를 멈추었던 순간들은 모두 그런 일을 경험한 뒤였다. 읽히고 싶은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다가도 사람들이 나를 주시하고 있다고 느끼면 갑자기 내 글이 부끄러워지는 거다.
한참 브런치에 마음의 이야기를 적었을 때도 그랬다.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놓고 싶어서 우다다다 글을 써놓았는데 갑자기 조회 수가 무섭게 올라가는 걸 보고 숨고 싶어졌다.
한번은 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막 풀어놓았을 때가 있었는데 카카오 메인에 올라갔다. 내 글이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지만 어쩐지 동시에 숨고 싶어졌다. 그때부터였다. 아무 글이나 쓰던 내가 아무 글이나 쓰지 못하게 된 건. 작가라는 타이틀. 나에겐 그 무게를 감당할 근력이 부족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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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의 장점은 솔직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솔직함을 세련되게 풀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다.
욕심이었다. 언제나 욕심이 일을 그르친다.
나의 꿈은 진짜 작가다운 작가 되는 것.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면서도 세련되게 표현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문장을 볼 때면 '아 이런 사람이 진짜 작가지.' 싶었다. 세련된 글쓰기를 위한 내공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의 분위기를 가진 작가의 글을 읽고 또 읽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글을 볼 때면 매번 속이 쓰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