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뇽 Nov 25. 2024

인간관계가 어려워 불행한 사람들

통제력을 잃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 이 것을 극복하기 위해

"그 사람이 나한테 잘못한 걸 사과해줬으면 좋겠어요. 용서해 줄 테니 앞으로 어떠한 정서적 폭력도 않겠다고 해줬으면 좋겠어요."

"00씨는 그 사람이 바뀔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 사람은 내가 힘들 때 아무런 위로를 하지 못했고, 오히려 화를 내며 다그쳤어요. 그 장면이 자꾸 생각나서 힘들어요."

"그 사람이 왜 00씨를 위로해줘야하죠? 그렇다고 그 사람은 00씨에게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나요?"


병원에서 정신과 의사와 나눴던 대화이다.

몇 개월간 치료를 받으며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내 성격도 참 지랄맞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욕심많고, 바라는 것 많은 애, 떼 쓰는 애.

내 성격은 어디서 왔을까? 유전적으로 형성되어 유년기 시절을 지나 서서히 자리잡았을테고, 어른이 되서도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 조금씩 변해왔을 것이다.


구글에서 'Control issue' 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나를 잘 설명한다.

'본인 삶과 인간관계 그리고 주위 환경을 애를 써서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고자 하고, 통제력을 잃어버리는 것을 두려워하는 문제.'

동물이라면 본능적으로 이러한 성향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겠으나, 과거의 경험이나 트라우마 혹은 상황적 스트레스 정도에 따라 이 불안(fear) 성향이 강하게 발현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가진 성격 자체는 어떤 긍정 혹은 부정의 가치는 가지고 있지 않으나, 이기적인 성향이 강하고, 쉽게 권력을 남용하거나, 폭력적인 면모를 드러낼 있는 위험이 크다.

불안감이 본인에게 작용한다면, 각종 강박증, 완벽주의, 극단적인 다이어트, 결벽증으로 파생될 수도 있다.

강한 질투심, 집착, 피해망상,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은 가까운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주기도 한다.


흥미로운 가설에 따르면 이 성향은 인간 뇌의 즐거움과 보상감과 연관되어 있어, 통제력을 가질 때 안정감이 들며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개인의 불안 성향이 강할 수록 계속 주위를 '통제'하려 들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본인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남의 걱정과 스트레스를 풀어주려고 오지랖을 부리기도 한다.


-


나를 힘들게 했던 인간관계를 떠올려보면 '나는 그 사람과 무엇이 달랐나?' 싶다.

'나도 똑같이 그 사람이 '내 방식'대로 행동하기를 원했던 거 아닌가? 내가 자존감이 낮다는 이유로, 내가 그 사람한테 져준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은 아닐까?'

냉정하게 말하면, 본인을 위로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나밖에 없다. 타인을 나로부터 독립시키고, 나도 독립해야 한다.

내가 너무 자신과 타인에게 폭력적이고 이기적으로 변한다고 느껴질 때 다음과 같은 팁이 있다.

나는 이것들을 실제로 해보았고, 덕을 본 것 같다.

 

1. 남을 통제하려고 했던 순간에 대해 묘사하는 글을 써보기

 :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그랬으며 결과는 어떠했고, 어떤 감정이었는지.

   또한 그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이었을지 이해해보기


2. 왜 그러한 감정을 느꼈는지, 뿌리를 생각해보기

 : 버림받은 기억 혹은 거절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지

   강박적으로 시행하는 생활 루틴이 있는지


3. 부정적인 생각 패턴을 고치기

: 본인과 타인에게 부정적인 언행을 일삼지 않는지, 무리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지


4.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사로잡히지 말기 (가장 힘들다.)

: 당신은 당신이 말하고, 행동하고, 시작하는 것만 통제할 수 있다.


5. 본인과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 누구나 완벽하지도, 나 같지도 않다.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존재이다.

  본인을 받아들이고 사랑하자.


6. 스트레스 해소법 찾기

 : 이완을 주는 행위, 명상/큰 숨/스트레칭/영상 시청/글쓰기 는 도움이 된다.


7. 긍정적인 면을 보기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긍정적인 측면을 생각해보자. (럭키비키..)

감사하는 마음은 나와 주위 사람들에게 이득이 된다.


8. 삶의 밸런스를 찾기

All or nothing의 태도는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회색지대를 생각해야 한다. 신경 것은 조금 쓰고, 신경 것은 끄면 된다.


9. '나는 항상 옳은 사람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기

나는 언제든 실패할 수 있는 사람이고, 내가 선택한 것이 최고가 아닐 수 있다.

주위 사람들의 피드백을 중요하게 생각하자.


10.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행복은 타인을 통제함으로써 얻는 것이 아니다. 의도적으로 통제 범위를 벗어나보자.

여러 사람을 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넓은 세상으로 나가자. 진정한 행복이 풍부해질 것이다.


-


내가 힘든 이유를 알고 나서는 그래도 매일 무언가를 하고, 누군가를 만나려고 하고 있는데,

밖으로 나가 뭐라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꿀꿀한 기분이 좋아질 때가 많았다.

생각보다 '행복'은 특별한 존재로부터 온다기보다, 내가 어떤 것을 애써서 얻어내야만 한다기보다,

내 안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주위의 풍경과 경험,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행복이 될 수 있음을 어렴풋이 알게된다.

여행을 다니며 많은 사람들(특히 예전에 알고 지냈으나 최근 뜸했던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니, 대부분이 어느 정도의 부조리와 모순 속에서 스트레스를 적당히 받고 적당히 풀면서 그렇게 살고 있다. 처한 상황보다도 그것을 대하는 미래지향적 자세와 긍정적인 반응이 중요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낀다. 재밌으면 웃고, 힘들면 풀고, 사람들에게 말하고.. 이게 행복의 씨앗이 아닐까한다.


아 그리고.. 요즘 유행어?인 '회복탄력성'에 대한 책을 읽고 있는데, 긍정적인 사고를 만드는 '회복탄력성'이 뇌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고 한다. 트라우마로 과민성으로 변한 뇌의 회로를 우리가 열심히 훈련하면 안정적으로 재구성할 있다는 내용인데... 진짜든 아니든 아무렴 어떤가 싶다.

행복하려고 태어났으니 행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내가 그렇다하면 그런 것 아닌가???...

어쨌든 언제까지일지 모르나 행복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은 To be continued....




작가의 이전글 책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