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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한 Aug 13. 2024

삶은 때론 심장박동처럼 뛴다.

 나는 내 일생의 절반을 카페에서 보냈다. 그만큼 간절한 시간들을 보냈다. 밥을 먹고 나면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공부가 끝나면 바로 잠에 들었다. 학교, 집, 카페를 돌아다니며 쳇바퀴같은 일상을 살아간 것이다. 돈이 많지도 않아서 독서실을 가지도 못했다. 그거 하나는 참 힘들었던 것 같다. 엄마는 나에게 왜 그렇게 바쁘게 사냐고 했다. 우리집은 돈도 그렇게 많이 없는데, 공부를 잘해서 뭐할거냐고  하기도 했다. 더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대를 갈거라고 하다가 한대 얻어맞았다. 내 분수를 알아야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나? 내가볼땐 엄마는 그냥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이 보잘것 없는 집구석에서 살아남으려면 그 꿈의 대학을 꼭 가야만 하는데.. 엄마는 모른다. 내가 얼마나 여길 벗어나려고 노력하는지. 


 고3 초반, 이제 진짜 중요한 시기가 돌아왔다.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라는게 퍼졌단다. 대학교들도 전부 온라인 수업을 한다고 했다. 고등학교에서도 내가 공부할 시간을 쥐어주지 않고 바로 집으로 보내버렸다. 나는 결국 카페를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너무 오랜시간 있는다고 제지를 당해서 다른 카페를 찾아나서야 했다. 공부 잘 되는 카페는 거기밖에 없었는데..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대학교가 다 온라인 수업이니 내년까지 이 상황이 지속되면 서울로 대학을 가도 따로 자취방을 안구해도 되겠지? 그러면 그때 여기서 돈을 모아서 서울로 탈출하는 방법밖에 없다. 서울에서 돈을 벌기에는 너무 빠듯한 일상이기 때문이다. 내가 대학 원서를 신청하고 합격을 기다릴 때까지 코로나 시국은 계속되었다. 나한테는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결국 꿈의 대학교에 원서를 넣고, 합격하고 말았다. 엄마가 넣지 말라고 했었는데 엄마한테는 비밀로 해야겠다. 온라인 개강이니까 충분히 가능할 듯 싶다.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다. 동기들은 서울에서 같이 놀고 회식을 하곤 하지만 나는 그런 자리에 가지 못한다. 뭐 가고 싶지 않기도 했고. 어서 돈을 벌어서 서울에서 쓸 수 있게 해야겠다. 엄마한테는 뭐라고 변명할지 고민이다. 유학을 간다고 할까? 아니면 서울에서 한달살기를 한다고 할까? 뭐든 좋으니 이제는 얼른 서울을 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돈은 어차피 준비될테니까. 내 삶은 이렇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두근두근 뛰어댔다. 다음엔 어떤 두근거림이 나를 찾아올까 기대되기도, 걱정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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