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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나 Sep 26. 2024

캐릭터 성장 일기

여성 집단 무의식과 가족의 해원

여성은 개개인의 삶에서 인류의 여성성속에 가족으로 연결된 집단 여성 무의식을 액자식 프레임으로 경험하며 인류의 집단 여성 무의식의 성장과 치유와 정화의 여정으로 나아간다


나는 나의 가문과  가족으로 연결된 여성집단 무의식을 풀어가는 과정의 일부를 여기 기록한다




나의 생활 습관 중에 정성을 들이는 부분중 하나가  잠자리 와 잘차려 먹기이다

그렇다고 비싼 것을 일부러 챙겨 사거나 하진 않고

그때그때 나에게 맞는 컬러나 질감, 형태 등을 고려해서 고르고

집안에 들이게 된다. 소소하지만 안정된 내 공간에서의 행복함이 좋다

나는 잠을 자는 공간엔 어떤 물건도 들여놓지 않고 정말 단순하게

침구류 한 채만 놓아둔다는  규칙이 있다


침대체질이 아니고 온돌방 선호타입이라

침구류는 목화솜으로 요를 도톰하게 만들어서 사용한다

이불은 나일 먹을수록 가슴 위에 올려지는 무게감 있는 느낌이 부담스러워

부드럽고 가벼운 모달 이불로 교체해 덮고 있다







다른 한 가지는 밥을 정석으로 잘 차려 먹고자 내게 정성을 들이는 일이다

혼자 밥을 먹을 때도 차를 마실 때도 손님 대접하듯 챙겨서 나에게 준다

나에 대한 스스로의 존중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식기를 일상 속에서 내가 꺼내어 내게 사용하는 것이다

손님과 내 생활의 구별을 두지 않는다.


이런 생활 부분에 습관이 들인것은 성장과정에서 보고 배운것에 더하기로

수행시절 스승으로 부터 배운 기운 운용의 역학이 먹는것과 자는것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으므로 단순해지는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도움을 받는 부분인것 같다


자기를 귀하게 대하는 습관과 감각은 다른 것을 대하는 내면의 마음과 연결되어

스스로를 무시하거나 불신하는 것을 치유해 가는 행동 교정이기도 하다.


설거지가 귀찮아 음식을 반찬 통째로 꺼내놓고 먹던 습관을 놓아주고

조금 번거롭더라도 예쁘고 깨끗한 종지에 먹을 만큼 담아

가지런히 챙겨 천천히 꼭꼭 씹어 음식의 맛을 음미하며 먹을 때

그때 나의 신체와 정서의 본능도 만족스럽고 행복해진다







집과 가까운 거리에서 사셨던 외할머니 집을 한 번씩 가보면

할머니는 소반에 드실 음식을 정성껏 준비해서 밥상을 차리셨고 그 시절에도

항상 깨끗한 부엌살림과  곱게 빚어 쪽을 찐 머리가 눈에 들어왔다


어머니는 쉴 틈 없는 농사일 속에서도 하루 세끼 식사시간마다

더운밥을 지어 식구들에게 밥을 차려주셨는데 먹던 반찬을 그대로

상에 올려주신 적이 없었다.

내가 살림을 해보니 삼시세끼 더운밥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한다.

텃밭에 일군 재료로 된장과 간장을 빚고

고추장을 만들고 계절의 음식을 만들어 주셨던 어머니만의 노하우는

고향의 그 시절 밥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향수를 만든다.

어머니의 그 곧은 생활방식이 얼마나 힘들고 고된 노동이며 헌신이셨는지

이제야 그 사랑이 보이고 느껴진다








외할머니는 부유한 가문의 외동딸로 자라 시집을 오셨는데

풍요롭던 시댁이 어느 날 풍비박산 나고 고생길로 들어선 때에

태어난 어머니는 학업을 포기하고 어린 나이에 할머니를 따라

일을 하는 틈틈 세끼 더운밥을 해서 날랐다고 하시니

남녀 불평등이 심했던 시대의 가족사에서 메니패스터였던

어머니가 가슴에 품었던 그 슬픔과 외로움과 아픔을 보고 듣는 것이

나에겐 이 땅에 지천으로 피고 지는 들꽃 같은 정서와 슬픔으로 새겨졌다


눈물 나고, 그립고, 처연하지만, 작고 부드러우며 강인하고 선명하게

고유의 빛을 담은 풀꽃들...


나의 할머니와 어머니는 책과 지식 대신 자연과 연결된 직감과 지혜로

한평생을 살아오셨고 딸인 나와 여동생에게 고스란히 물려주셨다

난 인생의 과도기에 자연의 지혜가 주는 직감의 연결성을 차단하고

미친 듯 지식과 지능에 중독되고  도심의 생활과 편리함에 잠식되어

성공을 목표로 달리며 살았다


나는 왠지 할머니와 어머니처럼 사는 삶이

내겐 너무 촌스럽고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가난과 수치심으로 느껴졌다

그럴수록 책 한 권 더 보고 잠재력 계발에 몰두하는 것으로

내가 얼마나 성공했고 나다워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하며

우월감과 열등감의 시소 타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그럴수록 몸은

번아웃으로 날 배반하고 도심의 생활을 떠나도록 아웃시켰다

덕분에 몸의 직관과 단순함에 귀를 기울이며

일과 쉼과 자연의 연결성을 다시 회복할 수 있게 되었다


난 다시 세월의 나이테를 돌아서 돌아가신 할머니와

여든여덟의  늙은 어머니 품속으로 돌아왔다

머릿속의  지식과 고단한 삶이 녹아져 가슴에 담긴 것 들을

문득 열어보니 그것의 맞닿음은

돌고 돌아 다시 만나게 된 할머니와 어머니로 대대로 이어져온

오랜 생활의 지혜와 전통을  삶으로 물려주신 지혜와 직관으로 융합이 되어 있었다.






이 땅의 여성 집단 무의식을 풀어내며..


인류에서 민족으로 가문으로  할머니와 어머니를 통해

우리에게로, 미래의 딸들에게로 연결되어 흐르고 있는

진화의 사슬, 여성성의 집단 무의식의 지혜와 직관에 감사드립니다


당신들의 손녀, 당신의 딸들로 태어나 함께 질기고 아픈 감정의 한을 공유하면서도

삶 속에 자연의 건강함을 담고 인내하며 헌신의 사랑으로 품어내신

그 마음의 고통을 품어 안을 수 있는 지혜와 모성의 가슴이

오늘의 우리에게도 맞닿아 깊은 감사와 행복함으로 물결치며 깨어납니다..


질기고 한스럽게 건너온

이 고통의 순간들이 생명의 진화 안에서 인간이기에 품어온 연민이었으며

성숙해져 감을 배우는 사랑이었음을 깨닫고 품어 안아

유유히 흐르는 역사의 강물 안으로 흘러가도록  한의 감정들을 놓아줍니다


이 땅에 살다가신 과거의 모든 어머니들께!

현재의 모든 어머니들께!

미래에 태어날 지혜로운 어머니들께  깊은 감사와 사랑을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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