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

_커피 말고 오렌지주스

by 하이움

나는 내가 좋아~

나는 내가 맘에 들어~


발판을 밟고 올라서서

손가락 사이로 다 빠져나가고

남아 있는 물도 없으면서

용케 세수를 하고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거울을 본다.


그러더니 싱긋이 웃는다.


왜 웃어?


나는 내가 좋아

나는 내가 마음에 들어


못 말리는 천진스러움에

따라 웃다가

문득 마음이 서늘해진다.


거울 속 나를 바라본다.

나는 저토록 충만하게

나를 마음에 들어 한 적이 있었나.

나는 저토록 만족스럽게

나 자신을 바라본 적이 있었나.


네가 맘에 들어 다행이구나

네가 좋아 다행이구나

고맙구나..

너를 많이 도와주고 아껴주렴.

나도 나를 이뻐하면서

나를 많이 도와줘야겠구나..


오늘도 너에게 배웠구나.

나의 아기야

나의 사랑아




아이와 성장한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매일 매 순간 깨닫던 나날이었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지나간 것,

놓쳐버린 것보다는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할 줄 알고

현재에 몰두하고 집중하는 법을 배웠지만

어릴 때는 그러지 못했죠.

차라리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망이라도 있는 편이 나았을까요.

늘 자신감이 없어 보이고

움츠려 들던 나,

그런 기억들이 나를 괴롭힐 때가 있었지만

아이와 덕분에 조금은 성장할 수 있었던 나는

마침내 어린 시절의 나와 화해할 수 있었습니다.


너를 마음껏 좋아하지 못해서 미안해

너를 힘껏 믿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그렇게 사과를 하고 나서는

나도 아이처럼 거울을 볼 때마다 싱긋이 웃기도 하고

정말 만족스럽다는 듯이 속으로 중얼거리죠.


좋은 아침이야

수고 많았어

괜찮아

괜찮아..


오늘도 육아하시는 분들,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