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_커피 말고 오렌지주스

by 하이움

세수 안 해서 부스스 얼굴에

사자 머리를 하고 있어도

이쁘다 해줘서

우리 엄마 제일 좋다 해줘서


토끼모양 주먹밥도

달팽이 모양 김밥도 아닌

엄마 밥이 제일 맛있다 해줘서

우리 엄마 좋다 해줘서


호랑이처럼 화내고

고릴라처럼 소리 질렀는데도

내 품에 파고들어

엄마 냄새 좋아

우리 엄마 좋다 해줘서


진짜......?

고마워라

미안해라


네가 마음이 넓구나

네가 바다고 네가 하늘이구나




맨 얼굴 맨날 보고 사는 사이가

아이와 나 사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부끄러울 것도 없고

네가 있어 너무 좋아

나도 엄마가 너무 좋아

오히려 둘이 제일 좋다고 난리죠.

최강무적 팀입니다.


어디 가서 이런 환대를 받아 볼까요.

으쓱해지고 뭉클해지고

아이의 다정함과 친절함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금방 화가 풀리는 모습에

오히려 부끄러워지던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정작 많이 이해받고

사랑받은 쪽은 저였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귀여운 아이들에게 화내는 엄마들을 보면서

이해가 안 돼~

나는 세상에서 그렇게 좋을 수 없는 엄마

그렇게 다정할 수 없는 엄마가 될 거야라고 다짐했지만

그 희망이 무너지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죠.

이렇게 화가 난다고?

내가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고?

정말 나의 바닥을 들여다보는 비참한 기분일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정신을 차리고 얼굴을 들 때면

아무렇지도 않게 웃고 있는 아이가 보였지요.

그래, 네가 하늘이고 네가 바다가 싶은 순간들이었습니다.


화가 나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일 테지만

그럴 때마다 어떤 식으로 표현을 하느냐

어떻게 슬기롭게 넘기느냐 하는 것이 개개인 역량이겠지요.

여전히 힘든 고비들은 찾아오겠지만

날마다 다져온 마음 근육을 발휘해 가면서

설렁설렁 수월하게 파도를 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육아는 너무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꼼짝 못 하게 하는

뭔가가 너무 많았습니다.


오늘도 육아하시는 분들,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