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바람에 실어 봄내,여름내 키우고 피웠던
마지막 꽃잎들과 향기를 한껏 날리며 반기는
길가의 들국화를 차창 너머로 바라보며
이제껏 쌓이고 넘친
말못했던 일상의 고된 스트레스를 날려보낸다.
자연을 통째로 익힐듯 뜨거웠던 여름을
조금씩 밀어내고 서서히 가을을 알리는
시원한 선들 바람과
온통 초록빛이였던 자리에
웅큼 웅큼 황금빛 가을을 뭍힌 논판의 벼밭을
열어놓은 차창밖 넘어로 응시하는 내눈빛엔
두고온 고향의 가족들의 얼굴들이 밀물처럼
안겨온다...
꽉 막힌 도로위엔 시루안의 콩나물처럼
빼곡히 넘치는 차들로 붐비지만
엊그제 같아도 짜증날법한 이 상황에도
열려있는 차창안에서 까르르 터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풍성한 보름달처럼 가족들의 기쁨이 넘친 행복또한
엿보이는것이 쓸쓸한 외로움에 아릿하고 울적이는
내 마음을 위로하는듯 하다......
천리길도 아닌 지척에 있으면서도
다시 갈수도,만날수 없는 가족과 친형제들을
그리움과 기억 하나로만 떠올리며 홀로
이 땅에서 평생 살아야만 하는
씁쓸한 외로움을 어디든
울컥 울컥 토해내고 싶은 추석날이다.
오늘 하루
한동안 뜸했었던 친구들과 어울려
목숨이 위태로운 사선을 넘겨
예까지 오면서 키우고 함께한 우정을 위해
한껏 웃으며 소주한잔 기울이고
술상에서의 단골 구호인
"~위하여~"를 웨칠 순간을 떠올리며
달리는 차창밖으로 떠나온 고향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을 달래본다
집안의 맏아들이지만
아버님 산소에 통일이 되기전에는
오늘처럼 어느 추석날,
벌초 한번 해드릴수 없는 괴로움에
멀리 고향하늘을 향해 눈물 머금고
고향하늘을 우러러 엎드려 올린
불효이 절을 맘속으로 다시한번 올리며 차를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