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나 Oct 16. 2024

엄마의 눈물... 무겁고 두려운 발걸음

그렇지만... 나는 가야 한다.

이탈리아를 가기 일주일이 남았다. 가기 전에 부모님 댁을 들렸다. 엄마는 내게 "그래! 잘 생각했어. 쉽지 않은 기회야. 넓은 바다에 가서 마음껏 경험해 보고 살아봐."라고 하셨다. 아빠는 걱정이 많이 되셨는지 말을 하지 않으셨다.

결국 집정리는 기간 내에 하지 못하게 되었다. 아빠는 걱정 말라며 가져갈 짐만 잘 챙기라고 하셨다. 오랜만에 부모님의 도움을 받으니 기분이 묘하였다. 역시... 나는 막내일 수밖에 없구나.

여행비자여서 특별히 서류적인 준비는 필요 없었다.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비행기표가 비싼 걸 알지만 갑작스레 결정한 거라 비싸게 표를 예약했다. 대한항공으로. 로마에 내려서 밀라노로, 밀라노에서 크레모나가 나의 도착지다.

'크레모나'? 정말 처음 들어보는 거라 너무 생소하고 더 멀게 느껴졌다. 여기는 현악기가 유명한 작고 예쁜 마을이라고. 나는 일단 계획이 없으니 시골이고 조용한 곳이면 그게 더 낫겠다 생각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이제 떠난다.

10시 비행기로. 부모님이 오실 줄 몰랐는데  마중을 나오셨다. 빼먹은 게 없는지 제차 물으셨다.

짐 중에 반정도가 김치, 고추장, 김, 조미료였다.

거기 가면 한식을  못 먹을 거 같다고 하니 부모님이 챙겨주신 선물이다.

그래! 이제 가자! 게이트에 들어가는 곳에서 부모님과 인사를 했다. "저 이제 들어갈게요."

엄마는 갑자기 눈물을 보이셨다. 나도 모르게 나도 눈물이 났다. 아빠는 울고 있는 엄마를 안았다. 나는 울면서 게이트에 들어갔다. 갑자기 마음이 너무 진정이 안되었다.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울고 싶지 않은데 눈물이 멈추지가 않았다. 창피하면서 마음이 아프면서 무섭다고 느꼈다.

갑자기 부모를 잃어먹은 길 잃은 5살 아이가 된 거 같이 느껴졌다. "그렇지만 나는... 가야 해."라는 생각에 나는 겨우 진정이 되었다.

게이트 안에서 같이 가는 일행을 만났다.



작가의 이전글 차오! 이탈리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