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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 Oct 30. 2024

'로마에서 벙어리가 되었다.'

이탈리아어 을 하고 싶은데 자꾸 한국어밖에 안 나온다.

벌써 오후 5시 우리는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나왔다. 로마는 이미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붉고 주황빛의 노란 하늘이 되어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싶어 먼저 카페를 마실 수 곳부터 찾았다. 구글 지도를 검색해서 콜로세움 앞에 있는 'caffè roma'라는 곳으로 향했다.






'CAEEÈ ROMA(카페 로마)'





종업원 : "Buona sera. Che tipo di bevande vorresti, signore?"

(좋은 저녁이에요. 아가씨들 어떤 음료를 드릴까요?)




나: "아... 저기..."





갑자기 머리가 하얘졌다. 대답을 해주어야 할거 같은데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 들었다.





현진: "Buona sera. Se ci date il menù, sceglieremo e ordineremo. Grazie.

("좋은 저녁이에요. 메뉴판을 주시면 저희가 고른 후 주문할게요. 감사합니다.")





당황하는 나를 보고 현진 씨가 대신 대답해 주었다.





현진: "아직 처음이라 안나 씨가 말을 못 하는 건 당연해요~ 로마는 관광지이니까 이탈리아어로 말하는 게 어렵다고 느껴지면 영어로 해도 돼요.^^

그리고 일단은 간단한 이탈리아어는 알고 있으면 좋아요."





나: "네 감사합니다."






윽... 사실 나는 영어도 그리 잘하지 못한다. 진짜 찐 기본말정도; 이탈리아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는 현진 씨가 뭔가 멋있게 보였다.

메뉴판을 보고 현진 씨에게 물어보며 메뉴를 골랐다. 따뜻한 카푸치노 한잔을 주문했다.




'Cappucino (카푸치노)'







부드러운 우유거품맛이 났고 원두가 많이 들어가서 인지 살짝 씁쓸한 맛이 났다. 이게 이탈리아의 카푸치노 맛인가? 싶었다. 카푸치노를 마시고 나니 정신도 차려지고 몸이 따뜻해져서 좋았다.

후에 우리는 바로 보이는 콜로세움으로 향했다.

하늘은 어느새 어둑어둑 해지고 있었다.





'Colosseo'('콜로세움)'







인터넷정보로는 저녁과 낮의 보는 느낌이 다르니 둘 다 보면 좋다고 했다.  콜로세움의 웅장함이 있었다.  영화에서만 봤던 건축물을 내 눈으로 직접 보니 신기했다. 안에 들어가면 더 멋진 걸 구경할 수 있다고 했는데 구리 겉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콜로세움 한 바퀴를 돌고 나니 배가 고파졌다. 구글지도에서 검색해서 식당을 찾으려 했는데 인터넷이 잘 안 터졌다. 주변을 걷다가 걷다가 문을 연 핏제리아 집을 발견했다. 사람들이 바글바글 해서 맛집임을  알 수  있었다.






현진:  "안나 씨 오늘은 첫 여행이기도 하고 아직은 몸이 피곤할 테니 저녁 먹고 집에 들어가요~

그래도 우연히 맛집을 발견한 거 같아 좋네요.^^

이번에는 안나 씨가 한번 주문해 볼래요?"





나: "아... 잘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너무 떨리고 말을 잘 못하겠어요..."





현진: "에이~ 자신감을 가져봐요! 우리에게는 바디랭귀지도 있잖아요~ 하다 보면 조금씩 늘 거예요.^^"





뭔가 여유 있어 보이는 현진 씨가 부럽기도 하고 폐를 끼치는 거 같아 미안하기도 했다. 그래, 계속 말을 안 하고 살 수도 없고... 한번 해보자. 메뉴를 고르고 메뉴판을 들며 종업원을 불렀다.





나: "sicusi(실례합니다)... 아... 저기 아니 아니

This one, this one please."





나는 메뉴판 사진에 손가락을 가리키고 주문을 했다. 종업원은 내가 귀여웠는지 ok라고 말해주었다. 주문이 밀렸는지 한 30분 뒤에  음식이 나왔다. 이탈리아는 일반적으로 1인 1 피자를 주문한다고. 음료는 생맥주 2잔과 숙소에서 마실 미네랄워터와 탄산수까지 주문했다. 배가 고파서인지 피자가 더 맛있게 느껴졌다. 그보다 여기 생맥주가 아주 환상적이었다. 피클이 없는 게 아쉬웠지만 느끼할  때 맥주를 마시며 맛있게 먹었다.





Pizza Margherita con Bufala'('피자마리게리타 콘 부팔라'), (좌)

'Pizza prosciutto, patate e mozzarella'('피자 프로슈토 감자 그리고 모차렐라'), (우)




'Birra alla spina Moretti'('모레띠 생맥주')








맥주를 마셔서 인 걸까? 밤에 갑자기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졌다. 공항에서 헤어질 때 엄마의 우는 얼굴이 계속 떠올랐다. 침대에서 돌아서서 몰래 눈물을 살짝 흘리다 새벽에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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