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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뒤주 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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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HI Sep 04. 2024

밀라노의 아틀리에

뒤주

밀라노의 오래된 아틀리에. 이곳은 언제나 분주했다. 커다란 창으로 쏟아지는 햇빛은 작업실 바닥을 비추며, 재단사들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다. 재단 가위가 천을 자르는 소리, 재봉틀이 돌아가는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도로시는 자신의 작업대 앞에 앉아 검은 천을 다루고 있었다. 그 천 위에는 그녀가 세심하게 찍어가고 있는 작은 흰 점들이 하나둘씩 늘어가고 있었다. 작업은 무척 세심하고 정교하게 진행되었고, 시간이 꽤 걸렸지만 도로시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것이 내가 선택한 길이야," 도로시는 속으로 다짐하며 점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찍어갔다. "이 작은 점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되고, 언젠가 나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날이 올 거야." 도로시는 잠시 손을 멈추고, 자신이 선택한 이 길을 되새겨봤다. 고된 일이었지만, 그녀는 이 과정에서 느껴지는 보람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밀라노로 온 것은 도로시의 오랜 꿈이었다. 고향을 떠나 낯선 도시에서 자리를 잡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 아틀리에에서 일하는 것은 그녀에게 큰 기회였고, 도로시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지금은 비록 유명 패션 브랜드를 위해 일하고 있지만, 이곳에서의 경험은 언젠가 그녀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만드는 데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도로시는 다시 작업에 집중했다. 흰 점 하나하나에 그녀의 정성과 열정이 담겼다. "이 일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마다,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잊지 말자. 이 드레스도, 내 꿈도, 하나씩 완성해가는 거야." 그녀는 속으로 이렇게 자신을 격려하며 묵묵히 작업을 이어갔다.


점들이 늘어날수록 도로시의 마음도 차분해졌다. 마치 이 점들이 그녀의 꿈을 하나씩 이루어가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주변의 다른 재단사들 역시 저마다의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지만, 도로시는 그들 사이에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거야." 그녀는 조용히 다짐하며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흰 점을 찍는 일은 시간이 걸리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도로시는 그것을 즐겼다. 이 작은 점들이 모여 드레스에 생명을 불어넣고, 그녀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순간을 만들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그녀를 지탱해주고 있었다.



작가의 말


 ‘뒤주’는 도로시가 밀라노의 평범한 일상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8일간의 극한 상황을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아틀리에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차분히 걸어가던 도로시가, 갑작스럽게 어둡고 밀폐된 트렁크 속에 갇히며 겪는 심리적, 신체적 변화를 그린 이 소설은, 한순간의 선택이 그녀의 삶을 얼마나 급격하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아틀리에의 평화로운 장면은 도로시의 일상의 출발점이며, 그녀의 꿈과 열망이 구체화되는 공간입니다. 


도로시가 겪는 극한의 상황은 그녀의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시험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도로시와 함께 이 트렁크 속에서의 8일간을 경험하며, 그녀가 겪는 두려움과 고통, 그리고 미묘한 심리적 변화를 함께 느끼게 될 것입니다.


‘뒤주’를 통해 도로시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녀가 맞닥뜨린 이 극한 상황이 과연 그녀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그리고 그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를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긴장감 넘치는 몰입감을 선사하기를 바라며, 도로시의 여정을 함께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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