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버지
리진강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문을 잠그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온몸이 무거워지고, 머리는 터질 듯이 아팠다. 그의 손은 여전히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심장은 불규칙하게 뛰었다. 살인을 저지르고 현장을 빠져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에게는 그 시간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이제... 끝난 건가..." 그는 자신에게 물어보았지만, 대답은 없었다. 피곤이 몰려오며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온몸을 짓누르는 공포와 피로는 그를 완전히 삼켜버렸다. 눈을 감는 순간, 그는 더 이상 현실을 분간할 수 없었다.
리진강은 그대로 바닥에 누워버렸다. 차가운 바닥에 몸을 맡긴 채, 그의 의식은 점점 희미해졌다. 몇 번이고 눈을 떠보려 했지만, 그럴 때마다 세상은 마치 안개 속에 갇힌 것처럼 멀어졌다. 머릿속에서는 리영희와 김영옥의 얼굴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그들의 비명, 그들의 피 묻은 모습이 반복적으로 떠오르며 그를 괴롭혔다.
"죽었어... 그들은 죽었어..." 그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그 목소리가 울렸다. 그러나 그는 그 목소리를 지울 힘조차 없었다. 극도의 공포와 죄책감은 마치 그를 짓누르는 무거운 돌처럼 가슴을 짓밟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그는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꿈인지 현실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그의 몸은 점점 더 무겁게 가라앉았고, 차가운 식은땀이 이마를 적셨다. 온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숨을 쉴 때마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기운이 그를 태울 듯했다.
마치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듯, 그의 몸은 무의식 속에 갇혀 있었다. 의식이 흐려지면서 그의 머릿속은 지독한 악몽으로 가득 찼다. 리영희의 피 묻은 얼굴, 김영옥의 공포에 질린 눈빛, 그리고 자신이 휘둘렀던 도끼의 무게가 꿈속에서 그를 다시 찾아왔다.
그러나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 악몽에서 깨어날 수 없었다. 온몸은 마비된 듯 무거웠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그는 악몽 속에서 발버둥치며 고통스럽게 몸을 뒤척였지만, 그 누구도 그를 깨우지 않았다. 공포와 죄책감은 그를 병들게 했고, 그 병은 그를 깊은 잠 속으로 빠뜨렸다.
작가의 말
피할 수 없는 죄책감과 공포는 그의 꿈속마저 잠식하며 그를 괴롭힙니다.
인간은 과연 자신이 저지른 죄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