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Dawn’s Café - 단편집 미히버스(MIHIVERSE) 수록작
동네에 꼭두새벽에 영업을 하는 카페가 있다.
거긴 저녁 시간이 되면 문을 열 준비를 한다.
“저 시간에 문을 열어서 언제 장사를 한다는걸까?“
잦은 공휴일로
밤낮이 바뀌어버린 어느 날,
잠을 자지 못하고 뒤척이다
그 카페를 떠올렸다.
나는 배달어플을 켜고 그 카페를 찾았다.
역시, 다른 카페들과는 달리 영업 중이 표시되어 있었다.
나는 집 밖을 나가보았다.
사장님은 평범한 여자 분이었다.
나는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계산은 어디서 하나요?”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나가실 때 하면 돼요.”
후불결제라니, 차별점은 확실한 카페로군.
“새벽에 장사를 하시는 이유가 있어요?”
내가 물어보았다.
“동종업계가 워낙 많잖아요, 틈새시장 공략이죠.”
그녀가 말했다.
“손님들이 좀 오나요?”
나는 한산한 가게 안을 돌아보며 말했다.
”많진 않은데, 단골들이 조금 계세요.“
그녀가 웃으며 나에게 검은 액체를 건냈다.
나는 그걸 받아 한 모금 마셨다.
“어우, 엄청 쓰네요?”
나는 생각보다 쓰고 강렬한 맛에 깜짝 놀랐다. 뒤이어 떫은 풀의 향이 올라왔다.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밤에 가게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필요한 거죠.”
나는 카페 안 책장에서 책 한 권을 꺼내며, ”여기서 좀 읽다 가도 되나요?“
라고 물었다.
”그럼요, 저도 읽던 책이 있었거든요.“
그녀가 가게 안 선반에서 책 한 권을 꺼내며 말했다.
“무슨 책 읽으세요?“
내가 물었다.
”한강에 대한 책이에요.“
그렇게 그녀와 나는 노란 불빛이 켜져있는 카페에서 책을 읽게 되었다.
내가 앉은 자리 맞은편은 원래 그녀의 자리였던 모양이었다.
그녀에게서는 달콤한 과일향의 샴푸 냄새가 났다.
그녀의 긴 생머리에 자꾸 눈이 갔다.
“땡”
갑작스럽게 들려온 높은 음에 나는 다시 깜짝 놀랐다.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방으로 갔다.
“이거 제가 만든 건데 좀 드세요.”
그녀가 막 구운 마들렌을 내밀었다.
고소한 아몬드향이 났다.
나는 카페가 마음에 들었다.
시간은 벌써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음료는 다 마신지 오래였다.
자주 찾아와야지, 생각하며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그런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입이 떨어지지도 않았다.
내가 당황하고 있을 때,
그녀가 천천히 일어나며 말했다.
“자, 계산은 간으로 하시겠어요? 심장으로 하시겠어요?”
그녀의 입이 크게 찢어졌다.
작가의 말
익숙한 것들 속에 숨겨진 이질적인 면이 진짜 본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모든 거래에는 보이지 않는 대가가 따르게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