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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성 Aug 13. 2024

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닥에 있는 호미와 삽
괭이가 눈에 들어왔다
햇빛에 반사되며 반짝였고
당장이라도 집어 달라는 듯했다
곧장 어정쩡한 발걸음으로 밭으로 갔다
그곳에 있는 거라곤
나, 농기구, 흙, 잡초
그리고 버려질 씨앗들이었다
버려질 씨앗들에게
마지막 임무를 주기 위해 땅을 팠다
하나, 둘, 셋, 넷
우수수 떨어져 나오던 벌레와 지렁이들
놀람을 감추지 못한 채
들고 있던 삽으로 내 발목을 배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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