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사랑하는 자아' 그리고, 글쓰기를 그만하라고 하는 '세속적인 녀석'의 갈등
글쓰기를 그만둔다고 하니깐, 눈문이 뚝뚝 떨어진다. '글쓰기를 사랑하는 자아'의 눈물이다. 이 사랑스러운 아이는 '세속적인 녀석'에게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이 갈등을 해체한다. 아주 세속적인 언어로 말이다.
글쓰기를 사랑하는 이 녀석은 한 마디로 '인출'에 목메는 위험한 녀석이다. 위험한 이유는 사색을 너무 깊게 하기에, 정작 '입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루는 24시간이다. 나는 8시간 정도 잠을 자니까, 16시간 정도 깨어있어. 이 중에서 생리 현상을 해결하는 '밥 먹는 시간', '씻는 시간', '배출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10시간 남짓이다. 이 녀석이 주도권이 세지니까, 해야 할 것을 못하고 있다.
하루 종일 무슨 글을 쓸까 고민하느라 뇌 용량을 써버리고, 책 읽는 중에 주위를 산만하게 하고, 또 운동을 안 하는 것도 큰 문제고 말이야. 물론 네가 인출하는 요령을 터득한 건 칭찬한다. 앞으로 아주 쓸만해질 것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이룬 업적들을 보아라. 넌 계속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