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아, 눈아, 오너라
사뿐사뿐 오너라
사납게 몰아치는
폭풍으로 오지말고
하얗게, 순하게,
춤 추면서 오너라
눈아, 눈아, 가거라
사뿐사뿐 가거라
지저분하게 질척이는
회색눈으로 남지 말고
쨍한 햇살 받고 기분좋게 녹아서
반짝이며, 반짝이며, 사라지거라
한수남의 수수한 시, 동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