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이해
요약
서론: 로고 30만원 누군가에게는 비싸고 누군가에게는 싸다. 이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본론: 인간 개인은 모두 에고를 가지고 있고, 에고는 세상 모든 만물을 ‘나’라고 여긴다. 이 근본적 개념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들어낸다. 정체성은 국가, 개인, 기업 모두가 구축하며 사람들 상식의 영역으로 존재하며 우리 삶의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결론: 결국 싸고 비싸고를 결정하는 것은 당신이 얼마나 브랜드를 이해하고 어떤 경영전략을 가졌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로고가 30만 원이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너무 비싸다고도 하고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는 너무 저렴해서 디자이너의 전체적인 몸값을 낮추는 일이라고도 한다.
사진: Unsplash 의 Domino Studio
이 30만 원가량의 로고는 1971년 포틀랜드 주립대의 그래픽 디자인 전공 대학원생 캐롤린 데이비슨이 17시간 30분 만에 제작한 나이키 로고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후 12년 뒤 35달러에 나이키 로고를 제작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나이키 로고 모양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금반지와 나이키 주식 500주를 선물했다고 한다.
*30만원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비용이다.
30만 원 정도의 저렴한 로고라도 기업이 성공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게 증명되었다. 그렇다면 모든 사업가가 로고에 큰 비용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것 아닌가? 그런데 왜 많은 기업이 리브랜딩에 수억 원에 비용을 사용하는 것일까? 그리고 왜 나이키 경영진은 그럴 의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감사의 표시로 나이키 주식 500주와 나이키 모양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금반지를 선물했다. 왜 그랬을까?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브랜딩에 대해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진: Unsplash 의 Caleb Woods
브랜딩이 무엇인지 우리는 모두 잘 안다. 브랜드를 만드는 것 아닌가. 하지만, 이 과정의 의미와 작동되는 원리, 영향력에 대해서는 이해하는 데에는 어려울 수 있다.
브랜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야 한다. 합리적 이성의 관점으로 브랜딩을 바라봤을 때 이토록 불합리한 소비 습관은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왜 같은 기능과 목적을 달성하는 제품에 이름과 디자인이 다르다고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사람이, 내가 어떤 존재인지 파악해 봐야 한다.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의 저자이자 독일의 유명 철학자 에크하르트톨레는 어린 시절부터 만성적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겪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고 시도하였다. 결국 그는 더 이상 나 자신으로 살 수 없다고 이야기하며 죽음을 결심하였지만 이내 그는 공상의 세계로 갔다. 도대체 자신과 살 수 없는 ‘나’는 대체 누구인가? 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자신에 인생을 고통으로 몰아가던 범인을 그 날 밤 톨에는 만나게 된다. 삶을 괴롭히던 ‘나’는 다름 아닌 ‘에고’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름과 성별을 자신과 동일시 하고 나아가 국가, 직업, 소유, 타인까지를 자신으로 여기는 ‘자신에 대한 허구의 이미지’를 발견해 냈다.
이 에고(정체성)가 주는 고통에서 벗어나 순수한 존재로(being)만 세상에 존재할 때 세상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 어디에 있든 어떤 존재로든 행복하고 평안한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과 같은 과정이다. 삶의 한가운데에서 에고를 극복하고 순수하게 존재함으로 삶의 아름다움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브랜딩은 결국 인간이 가지고 있는 에고의 정체성 확장의 일부임을 설명하고 싶다. 여기서 ‘Ego’는 자부심, 자존심 또는 자아라고 해석한다. 사회관계와 스스로의 영향을 받아 우리는 에고를 형성한다. OO 회사의 사원이라는 정체성 부모님의 아들, 자식의 아빠, 동양인, 이 모든 것이 에고이다. 에고는 사회적 관계에서만 동작하지 않는다. 모든 소유에 대해서도 나라는 정체성을 붙인다.
사진: Unsplash 의 Noah Buscher
나의 자동차, 내 집, 나의 계좌, 나의 돈, 나의 가방, 나의 휴대폰, 모든 소유에 나를 대입한다. 기업의 브랜딩은 간단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에고를 설득한다. 에고가 끊임없이 생각하는 ‘나’에 대해 규정 내려주는 것이다. 당신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입니까? 그러면 제네시스를 타세요. 당신은 귀하고 소중한 사람이며 다른 타인과는 구별되는 특별함을 가진 사람입니까? 그렇다면 이 명품은 당신이 구매해야 합니다. 우리의 브랜드는 젊고 건강하고 노력하는 당신 같은 사람들을 위한 브랜드예요! 라는 끊임없는 규정인 것이다.
다시 말해 브랜딩은 인간의 정체성(에고)을 자극하는 것이다. 똑같은 자동차여도 성공한 당신은 모닝보다는 벤츠를 선호할 것이다. 이는 벤츠가 성공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모두 브랜드를 ‘나’라고 착각하고 있다.
브랜딩은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다. 기업의 정체성이며 소비자의 정체성이다. 당신의 제품은 어떤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인가. 어떤 사람들이 사용했으면 좋겠는가? 이러한 정체성에 동의하고 동화하는 사람들을 기반으로 충성고객이 생기는 것이다.
정체성이라는 것이 우리의 삶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 보기 위해 국가, 개인, 기업들이 어떻게 우리의 정체성의 만드는지 살펴보자
행정안전부 어린이, 태극기,https://www.mois.go.kr/chd/sub/a05/birth/screen.do
우리는 태어나는 지역을 고를 수 없다. 탄생해 보니 지역에 살고 있고 나를 낳은 부모님이 한국인인 것이다.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연합하여 국가가 탄생하고 그들과 교류하고 피가 섞이며 우리는 민족성을 가지게 된다. 한국인만 가지고 있다는 ‘화병’ 그리고 술과 음악을 좋아하는 특징들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민족마다의 문화, 특성들을 가지게 된다.
또한 교육시스템 속에서 우리 모든 국민이 우리 역사와 민족성에 관해서 공부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우리의 삶에서 국가라는 정체성은 강해진다. 그렇게 우리가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내는 순간들을 보며 내가 그 성과를 달성한 것과 같이 기뻐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전 세계 모든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이다.
정체성이 인류에 미친 끔찍한 역사도 있으니 바로 민족성과 우생학(대충 태어나길 당신 민족보다 우월한 민족이라는 것을 주장하는 이론)이 결합하여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독일의 홀로코스트가 그것이다. 이처럼 정체성은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왜냐하면 인간의 본질인 ‘내’가 누구인가의 대한 달콤한, 진리와 같은 대답이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인간은 조상 아담과 이브는 선악과를 먹었기 때문에 우리는 옷을 입고 다녀야 한다. 옷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나에게는 정말로 아쉬운 이야기이다. 옷은 우리에 부끄러운 몸을 감춰주는 역할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급을 나누는 데 아주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온 인간의 도구 중 하나이다. 형형색색의 조선 관복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사람 자체로는 누가 더 좋고, 더 나쁜 것이 없기 때문에 특별해지고 싶었던 지도자들은 구하기 힘든 비단옷을 입음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드높였다. 그렇게 지도자로서의 브랜딩을 했다. 놀랍게도 옷의 효과는 굉장했다. 구하기 어려운 비단옷으로 지어진 옷을 입고 돌아다니니 사람도 귀한 줄 착각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지지 못하는 저 옷을 저 사람은 가지고 있으니 특별하고 귀한 사람이구나, 사람들은 말하지 않아도 알게 된다.
이처럼 옷은 인간문화에 강력한 계층을 만들어내는 도구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현대에서는 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명품 브랜드 들이라고 생각한다. 옷을 통해 각자의 정체성을 들어내는 것이다. 옷은 인간이 정체성을 표현하는 가장 첫 번째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옷들을 소비하고 이를 기반으로 패션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한다. 그렇지 않다면 대체 이미 집에 충분한 옷이 있는데 새로운 옷을 왜 사는 것인가.
또한 옷은 강력한 집단적 정체성을 가지게도 하는 도구이다. 군인이면 군복, 학생이면 교복, 경찰이면 경찰복, 직업별로 별도의 유니폼을 규칙 하는 것이 이유다.
국가도, 사람 개개인도 모두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형성하였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면서 소비자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브랜드가 탄생한다.
기업의 브랜딩은 자주 사용해 왔던 것들을 사용하는 인간의 습성에 기반 해서 동작한다. 이미 선택한 것에 새로운 결정을 내리려면 심리적, 금전적인 추가적인 비용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락인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기존제품과의 차별화를 강조할 필요가 생기고, 큰 비용을 투자하여 제품의 스토리와 로고 등, 브랜딩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디자이너가 30만 원에 로고를 판매하고 있다면, 당신에게 제공해 줄 수 있는 브랜드 전략의 깊이는 한없이 낮을 것이다. 어떤 디자이너가 1,000만 원의 브랜딩을 해준다고 하면, 더 깊은 브랜드 전략을 제시해 줄 것이다. 디자이너 입장에서 시장에 내놓는 가격은 결국 자신이 브랜드의 가치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물론 같은 디자이너가 다른 비용을 받고 해줄 수도 있다. 얼마나 의뢰인이 생각하는 가치에 공감하고 표현해 줄 수 있느냐, 어떤 경영전략이 필요한 것 인지 고민하는 시간까지 들어가는 비용과 정해진 폼에 따라 로고를 만드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사진:Unsplash 의 Ibrahim Rifath
마찬가지로 사장님 입장에서 30만 원의 로고 가격이 비싼 것인지 싼 것인지는 브랜드의 가치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냐에 달려있다. 나이키의 모든 성공이 로고 때문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로고는 브랜드가 아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징일 뿐 나이키의 경영진들은 나이키와 관련된 좋은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로고를 오랫동안 지속하며 신발에 모든 로고를 삽입하여 자신의 로고를 노출하고 juts do it이라는 슬로건을 사람들에게 인식시켰다.
조던 등 스포츠 스타들의 이미지들을 활용하여 정체성을 구축하였다. 나이키의 신발을 신는 사람들에게 도전하는 멋있는 나라는 정체성을 선물하였다 그렇다 나이키의 경영진들은 브랜드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브랜드의 성공에 도달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그 가치를 알고 있기 때문에 브랜드가 성공한 후 로고 디자이너에게 추가적인 보상을 할 수 있던 것이다.
신규 사업자의 입장에서 초기 로고에 큰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비용 낭비처럼 생각되는 것은 사업가의 입장에서 이해한다. 그래서 높은 비용에 로고 디자인을 맡기는 게 중요하다고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 저가로고를 선택할지, 고가의 로고를 선택할지는 자유시장 경쟁 속에서 순전히 사업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하지만, 이 로고를 어떻게 브랜드에 녹여낼 것이며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어떤 정체성을 표현하는지에 대한 브랜드의 개념을 기업가라면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자신의 정답을 내려 보았으면 좋겠다.
작성자: 정수영
안녕하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디지털 디자인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는 디자이너 정수영입니다. 디자인과 디자인 경영, 인터넷 IT기술에 대한 통찰과 학습을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디자인과 경영, UI/UX, Figma, Framer, No Code Web Builder 등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쓸 예정입니다. 제 작업물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홈페이지에서 확인 부탁드리고요, 글에 대한 피드백이 있으시면 언제든 댓글이나 아래 이메일로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더 좋은 글로 찾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홈페이지: www.atomground.com
이메일: atom@atomground.com
에르하르트톨레, 2013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류시화 (옮김),연금술사,
The Futur, <What Is Branding? 4 Minute Crash Course.>, https://www.youtube.com/watch?v=sO4te2QNsHY
MARTY NEUMEIER, 브랜딩 에이전시 Liquid Agency 의 CEO, 브랜딩 이사 이자 디자인 관련 여러 서적을 작성한 작가의 인터뷰
한국사장학교TV,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의미를 파는 일>, https://www.youtube.com/watch?v=KJLfIdZaW1Q
브랜드. (2024년 5월 13일). 위키백과. 05:35, 2024년 8월 13일에 확인 https://ko.wikipedia.org/w/index.php?title=브랜드&oldid=37065171 에서 찾아볼 수 있음
나이키. (2024년 5월 21일). 위키백과. 05:20, 2024년 8월 14일에 확인 https://ko.wikipedia.org/w/index.php?title=나이키&oldid=37184682에서 찾아볼 수 있음.
조희정, 2022, <브랜드 이야기1 - 나이키 로고의 탄생>, 윕뉴스, https://www.wip-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