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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여행보다 재밌는 건!

2025-01-03 금요일

by may Jan 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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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로운 사람 만나기를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에서의 첫 시작을 한인민박 사람들과 함께한 것은 참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와 다른 배경을 가진 다른 나이대의 사람들과 한 곳에 모여 이야기하고 생각을 나누는 일은 그 어디에서도 쉽게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 


내가 묵었던 한인민박에는 내 나이 또래의 대학생도 있었고, 직장을 다니는 사람,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연령대도 학생부터 중년까지 몹시 다양했다. 친해진 몇 명은 같이 산타모니카 해변에 가기도 하고, 새해 카운트다운을 즐기기도 했으며, 밤에 모여 맥주를 마시며 수다를 떨기도 했다. 돈을 이미 벌고 계신 분들이 많아 감사하게도 좋은 음식을 많이 얻어먹기도 했다.




어느 날은 한국식 호프집에 가서 맥주와 소주, 야채곱창, 양념치킨을 얻어먹었다. 한인타운에는 이렇게 한국 음식들을 파는 가게가 많은데, 이곳은 정말 한국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가게 분위기가 대학가 술집 같았다. 직원들도 모두 한국어로 주문을 받았으며, 메뉴판도 한국어로 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먹는 한국 음식들에 너무 행복해서 염치없게 많이도 먹었다.


같이 음식을 먹은 분들 중에서는 지금 본인의 사업을 하고 계신 분들도 계셨다. 그분께서는 오래 다니던 대기업을 퇴직하고 현재 미국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사업을 하고 계신다고 하였다. 돈은 그때보다 못 벌지만,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고 말하셨다. 그 표정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나는 줄곧 하고 싶은 일을 실행하는 사람을 부러워했다. 어떤 도전이든 그에 따라 벌어질 수 있는 실패에 민감한 탓에,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이 항상 두려운 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와 달리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기는 사람, 그리고 이를 잘 실행하는 사람을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닮고 싶었다. 이분 또한 내가 존경하는 류의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물어봤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방법이 뭔가요?" 항상 가슴속에 품어왔던 의문이었지만, 실제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직접 물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분께서는 계속해서 혼자 물음표를 던지라말씀해 주셨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내가 원하던 일이 맞는가? 하는 의문을 던지라는 것이다. 현재 처한 환경에 의해 결정을 내리지 말고, 자신이 완전히 납득할 때까지 고민하라고 했다. 충분히 고민했는지 확인할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누군가가 "당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요?"라고 물었을 "-입니다."라고 한치의 의문도 없이 답할 있는지 보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답할 없다면, 본인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더 많이 고민해보아야 한다. 




내가 나 자신에게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나는 그 질문에 온점으로 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대략의 방향조차 제대로 말할 수 없다. 그만큼 나는 나를 모르고 있고, 이를 알기 위한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다. 항상 '해야 하는 일'을 하느라 '하고 싶은 일'을 경시했기 때문이다. 


내게 주어진 6개월이라는 교환학생 기간은 '해야 하는 일'이 없는 기간이다. 살면서 처음으로 얻게 된 이 소중한 시간을, 나는 하고 싶은 일로 가득 채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다녀도 좋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다. 책을 읽어도 좋고, 글을 적어도 좋다. 무엇이 되었든 이 시간은 나를 위해 온전히 주어진 시간이니까. 그 어떤 압박도 느끼지 말고, 단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보고 싶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면 그 선물에 대한 보답이 돌아오기도 한다. 나 자신에게 선물을 주더라도 그 보답이 또 나에게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나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주면, 어쩌면 나도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일을 찾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감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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