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라이킷 65 댓글 6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미국 기숙사 입주일, 방문이 안 열린다

2025-01-07 화요일

by may Feb 26. 2025

미국에 살다 보면 한국과는 다른 불편한 요소들을 종종 마주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신경 쓰이는 몇 가지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1. 일처리가 매우 느리다.


1월 5일은 드디어 한인민박에서 UCI로 짐을 옮기는 기숙사 입주일이었다. 먼저 UCI의 기숙사를 담당하고 있는 Housing Office에서 방 키를 받은 뒤에, 짐을 풀기 위해 배정된 방으로 향했다.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겨우 올라 방문을 열려고 하는데, 이럴 수가. 방문이 열리지 않았다.


이곳의 방 키는 카드 형식으로, 도어락에 카드키를 대면 초록색 불이 뜨면서 문이 열린다. 그런데 내 방은 아무리 카드를 대도 빨간불만 뜰뿐 초록불이 뜨지 않았다. 우선 들고 온 캐리어를 보관해야 하기에 다른 방에 잠시 짐을 맡기고, 다시 오피스로 가서 새로운 키를 발급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방문은 열리지 않았고, 룸메이트가 받은 카드키로도 여러 번 시도해 보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룸메이트와 나는 '우선 방에는 들어가야 하니 방법을 마련해 달라'라고 따졌고, 결국 문고리를 통해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주셨다. 그러나 문제는, 열쇠가 하나였다. 그 때문에 우리는 바깥에 들어오고 나가는 시간을 서로 알려줘야만 했다. 그 이후로도 Housing Office에 몇 번이고 다녀오며 도어락 배터리를 교체하는 등 모든 수를 다 써봤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이렇게 불편하게 한 학기를 살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너무나도 막막했다.


이곳 Housing Office의 직원들은 대부분 근로 장학생들으로, 정식 직원이 아닌 학생들이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카드키의 작동 원리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거의 없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담당자는 매일 바뀌기 때문에 우리의 상황을 매번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만 했다. 


정말 다행히도 지금은 문제가 해결되어 아무런 문제 없이 방에 드나들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로 인해 받았던 스트레스와 불편함, 매일 오피스에 가서 영어로 따져야 했던 것, 아직은 어색한 룸메이트와 함께 화장실에 드나드는 것까지 보고해야 했던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 




2. 화장실 칸막이 아래가 보인다.


한국 대부분의 화장실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화장실 또한 세면기 여러 대와 칸마다 있는 양변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화장실에서 칸막이 아래가 뚫려 있다는 것이다.


undefined
undefined
좌) 강의실 화장실 칸막이 / 우) 기숙사 화장실 칸막이


이렇게 칸막이 아래가 보이다 보니 누군가가 들어가 있다는 것을 바깥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기숙사 화장실에서는 같은 층에 사는 학생들끼리 화장실을 공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친구들을 계속해서 마주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신발을 통해 누구인지까지 대충 알아볼 수 있다. 가장 불편한 건 내가 화장실을 사용할 때이다. 칸막이 바깥의 누군가가 칸막이 안에 있는 사람이 나임을 알아볼 수 있다는 생각에, 괜히 빠르고 깨끗하게 화장실을 사용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느껴지곤 한다. 이 때문에 기숙사에서 화장실을 쓰기 꺼려지기까지 했다. 


마음 편히 사용해야 할 화장실이라는 공간에서 이게 무슨 불편함인가! 한국에서는 칸막이가 거의 바닥까지 내려와 있기 때문에, 공용 화장실을 사용하더라도 이만큼 불편할 일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칸막이 아래가 뚫려 있는 것은 사실 미국의 마약 범죄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나 LA와 같은 도시들의 다운타운에 가면 심심치 않게 마약을 한 사람들을 목격할 수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공중화장실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약을 거래하거나 주입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실제로 나는 LA에 있는 Union Station의 화장실에서 약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남녀가 함께 나오는 것을 본 적도 있다. 또한 마약에 취한 사람이 칸막이 안에서 쓰러질 경우, 바닥에 쓰러진 모습이 훤히 보이기 때문에 이를 목격한 사람들이 빠르게 경찰에 신고할 수 있을 것이다.






평생을 한국에서만 살아왔던 나이기에, 이곳에서의 모든 것이 아직은 새롭게 느껴지기만 한다. 아직은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점들이 많다. 그럼에도 미국이라는 나라의 특징을 생각하면 왜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반대로, 한국이 가진 장점과 그 장점을 가지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이번 글에서는 미국에서의 불편했던 경험을 적어보았는데, 좋았던 경험은 앞으로의 글에서 계속해서 다뤄보겠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4화 미국에서 여행보다 재밌는 건!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