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조수 이고Igor가 제일 웃긴 뮤지컬 코미디
지난여름 7월 25일에 뮤지컬 코미디 너드들 Nerds을 보러 갔다가 (지난 글: https://brunch.co.kr/@8df7531fef574a5/123) 조연 배우 커티스 패트릭 Curtis Patrick에게 감명을 받아 인스타 DM을 보냈었다. 연예인이나 모르는 사람에게 DM 같은 걸 평생 보내본 적이 없었는데 그날은 왠지 되게 그러고 싶었다. 근데 신기하게 제법 금방 답장이 왔고 다음 공연을 알려줘서 먼 맨체스터지만 (울 동네 레스터에서 기차로 2시간 반) 미리 티켓팅을 해놨더랬다.
석 달이 지나 드디어 맨체스터에 공연을 보러 다녀왔다. 공연은 멜 브룩스의 젊은 프랑켄슈타인 Mel Brooks' Young Frankenstein 뮤지컬 코미디였다.
1974년 동명의 영화를 각색한 거라 한다.
공연장은 맨체스터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위치에 있는 호프 밀 극장 Hope Mill Theatr이다.
극장 안에 들어가면 관객들 대기용 카페/바가 있다.
무대는 극장의 규모에서 상상할 수 있는 딱 그 정도의 아담한 규모였으나 무대 연출을 생각보다 잘해서 넓은 공간감도 느낄 수 있었다.
공연을 다 보고 나서 나의 감상은 진짜 잘 만들었고, 소극장 공연인데 비해 정말 많은 배우들을 썼고, 배우들의 연기, 노래, 춤이 다 굉장하다. 장르가 뮤지컬 코미디인 만큼 코미디적인 요소가 많은데, 전반적으로 웃기고 재밌고 좋았지만 내 취향에는 너무 성적인 농담이 과하게 들어간 게 아닌가 싶었다. 주변에 아줌마 아저씨들은 되게 자지러지게 웃으며 좋아라 했지만 나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
내 최애 커티스의 역할은 프랑켄슈타인 조수 이고/아이고어 Igor였는데 역시 내 최애답게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역할들 중에 커티스가 제일 웃기다. 우리 커티스가 이번에도 조연이긴 했지만 그래도 비중이 높은 조연이어서 팬인 내가 아주 뿌듯했다. 우리 커티스가 주연이 되는 그날까지 계속 응원하며 공연을 보러 갈 테다.
프랑켄슈타인 박사 역을 맡은 흑인 배우도 카리스마 넘치고 눈길을 끌어서 누군가 찾아봤더니 금발의 미녀 와이프가 있는, 꽤 유명한 연예인 오레 오두바 Ore Oduba다. 어쩐지. 잘 알려진 연예인들은 특유의 어떤 존재감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외모에서 난 당연히 나보다 나이가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나보다 동생이다. 대머리와 수염 때문에 그런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