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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나?

by 노영임


누구, 나?

막대사탕 까느라 낑낑대는 아이에게


아가야~

아줌마가 도와줄까? 손 내밀자


아줌마

아니잖아요.

고개 갸웃하며

할머니인데….




내 나이 또래보다 난, 적어도 서너 살 정도 어려 보이지 않을까?

꼬물이 손주 녀석들이 태어나기 전까지 '할머니'라는 말은 당치도 않았다. 내가 어딜 봐서…. 나는 여전히 ‘아줌마’쯤으로 머물러 있다고 생각했지만,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난 아이의 눈에는 난 이미 ‘할머니’였다.

아이들 눈만큼 정확한 게 있을까? 한방 제대로 먹었다. 엘리베이터 안이 사각 링이라면 나는 KO패 당한 셈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목격자가 없었다는 것이다.(휴우~) 적잖이 당혹스러웠지만 피식, 웃음이 나온다.

내가 나이 든 것을 남들은 척, 보면 다 아는 사실이건만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알면서도 시침 뚝, 떼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누구보다도 더 빨리, 더 정확하게 이미 간파하고 있었으면서 말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님들이여.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물어보지 말기 바란다.


"나 몇 살처럼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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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