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르르
눈 부신 햇살
이 때깔 좀 보세요!
가슬가슬 살갗 닿는
바람결은 또 어떻고요
세상에
어떤 장인도
만들지 못할 명품이죠
하늘빛 스카프를
사은품으로 드려요
슬쩍 걸치기만 해도
얼마나 멋스러운지
100%
천연 소재로
착, 감기는 맛이란
일 년 중 딱 한번 기회
주문 전화 폭주랍니다
구매한 고객님들
절대 후회하지 않을…
지금 막
완판입니다!
내년에 뵙겠습니다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하나 건너 하나는 홈쇼핑 방송이다.
딱히 살 것도 없는데, 쇼호스트의 호들갑스러운 멘트에 정신이 쏙 빼앗긴다. “지금 주문 폭주! 마감 임박!” 뻔한 상술이란 걸 알면서도 가슴이 두근두근, 심장이 쫄깃쫄깃하다. "다 팔리면 어쩌지?" 놓칠까 봐 어느새 전화기 버튼을 누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가을도 그렇다. 한여름 그 지긋지긋한 더위가 한풀 꺾이고 이제 가을이 왔나? 싶으면 어느새 겨울이 성큼 다가와 있다. "이제 가을 온 거 아니었어?" 아쉬워하는 순간 ‘품절 임박’, '마감 임박'이란다. 어쩜, 찰나와 같이 스쳐가는 가을 햇살, 바람결, 하늘빛….
가을, 이 계절에 따갑고도 눈부신 햇살에 눈 찔려보았는가? 가슬가슬한 바람결에 두 뺨 부벼보았는가? 아주 깨깟한 파란 하늘 올려다보았는가? "아~" 그저 감탄하며 눈 감을 수밖에 없는데 말이다. 내년 재입고까지 언제 기다리냐고요? ‘완판’ 되기 전에 이 가을, 놓치지 말고 즐기자고요.
일단, 질러요. 질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