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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가 밥 먹여주냐?

#시 #시인 #돈 #원고청탁 #속물

by 노영임


詩가 밥 먹여주냐?



저, 혹시

원고료는요?

잡지사 원고청탁에

속물이 될까 몰라 한 번도 묻지 않는다

그까짓

돈 한두 푼에

영혼을 팔 수야 없지


이제껏

잊지 않고 기억해 준 게 어디람

세상에 순수한 건 시詩 뿐이라 위로하며

시인은

이슬만 먹듯

소주잔 털어 넣는다


밤새워

시 한 편에 순정을 다 바친대도

그렇게 쓴 시가 밥 먹여주진 못해도

밥 대신

시가 먹히는

그런 세상을 꿈꾸며





2024년 가을호(통권 37호)에 선생님의 귀한 옥고를 청탁합니다.
• 내용:신작시조 2편
• 마감:2024년 8월 10일(기일 엄수)
• 원고 제출: 메일로 제출
• 표기 방법 : 책이름『 』, 잡지《 》, 작품 및 논문 제목「 」, 직접 인용 “ ”, 간접 인용 및 강조 ‘ ’, 한자는 괄호 없이 병기
• 약력 : 등단 연도, 등단 지면, 저서, 사진

메일로 원고 청탁서가 도착한다.

읽고 또 읽어봐도 원고료를 지급하겠으니 은행과 계좌번호를 알려 달라는 말은 없다. 그렇다고 "원고료가 있나요?" 묻지도 못한다. 오히려 "기일 엄수!"라는 경고에 마감 날짜 늦을까 전전긍긍한다. 영혼을 갈아 넣듯 밤새워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또 지우고…. 애틋한 마음을 차마 떨쳐내지 못한 채 원고를 보내면서도 결국 "귀한 지면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읊조린다.

박재삼 시인은 "시인은 배고픈 직업이라지만 시를 쓰지 않으면 더 배고프다"고 했다. 속물인 나는 시보다 밥이 먼저다. 그렇지만 "에이, 내가 언제 돈 몇 푼 벌자고 글을 썼나? 나 좋자고 쓰는 거지." 하며 애써 위로해 본다.


‘밥 대신 시가 먹히는 세상’ 이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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