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화와 조화 #진짜와 가짜 #사랑과 상처 #꽃도 아프다
어머!
곱기도 해라
생화일까, 조화일까?
우린 서로 곁눈질로 슬쩍 눈빛 건네고는
꽃 한 잎
보드란 살점
손톱으로 짓이겼죠
아아,
그런데 그건
살아있는 꽃이었습니다
사랑초 붉은 핏물 배어나는 걸 보고야
기어이
상처 내고야
살아있단 걸 알다니요
"참, 이쁘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 감탄은 오래가지 못하고, “이거 생화일까, 조화일까?” 호기심이 인다. 친구는 "무슨 소리, 당연히 살아있는 꽃이지."라고 했다. 나는 "아냐, 요즘 세상에는 가짜가 더 감쪽같다니까." 서로 우기다가 '내기 본능'이 발동한다.
약속이라도 한 듯 슬쩍, 눈빛 주고받고는 카페 주인이 안 보는 틈을 타 얼른 꽃잎 하나, 손톱 끝으로 짓이겨 본다. 그 순간 손톱 틈새에 핏물처럼 끈적한 수액이 묻어난다. 이걸 어쩌나? 기어이 상처를 내고 만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어디 꽃만 그렇까? 개가 얌전히 엎드려 있으면 발로 툭! 툭! 옆구리 차 본다. 개구리도 꼼짝 않고 있으면 쿡! 찔러본다. 뿐인가, 사람도 한 옆에 조용히 있으면 가만 두지 않는다. 괜히 상처를 들춰내거나 툭! 건드려 떠본다. 사람까지도 증명해 보고 싶은가 보다. 살아있음은 찔러서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존재 그 자체만으로 존중받아야 마땅하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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