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를 둘러보세요. 온갖 기상천외한 사람들이 다 모여 있어요.
모바일 환경에 맞추어 작성된 글입니다.
어플 가입을 마치고 나면,
귀엽고 멋진 프로필 사진과
따뜻한 인사말이 가득가득 쓰인
Bio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또 신규 회원을 반기는
다른 유저들의 like와
메시지가 쏟아질 거예요.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요,
본격적으로 언어교환 어플의 종류를 소개하고 일본어 공부와 문화를 다루기 전, 신신당부해야 할 것이 있어 한 에피소드를 통째로 경고에 활용하려고 합니다. 온라인 어플로 언어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국적불문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 물론 다음 에피소드부터는 팁과 추천이 이어질 예정이니 잠시만 부정적인 기운의 글을 참아주시길 바랍니다.
어플 시작 후 낯선 이와의 첫 만남에서부터 백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한일 커플 유튜버나 청춘 드라마 속 한 장면 같은 근사한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셨다면, 어플 지우시는 편이 좋습니다.
열 중 여덟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순수한 친교와 외국어 공부가 목적이 아닌, 나쁜 목적을 품고 가입한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일회성의 아주 가벼운 하룻밤(..)을 추구하는 사람, 로맨스 사기꾼, 외설을 내뱉거나 별별 이상한 신체 사진을 보내는 변태 등 국적불문 다채로운 '나쁜 사람'들이 많아요.온라인 어플이 갖는 한계인 것이죠. 연결이 간단하고 쉬운 만큼, 나쁜 사람들과도 참 쉽게 연결됩니다.
어떻게 나 자신을 지키면서 외국인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요? 몇 가지만 당부하고 싶습니다.
계정을 만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외국인으로부터 정성껏 적힌 DM이 도착합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친구가 되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여행을 정말 좋아하고요. 한국 여행도 진짜 좋았어요. 직업은 00에 거주하는 의사입니다."
"저는 한국이 정말 좋습니다.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출장을 자주 가서요, 한국어를 더 잘하고 싶어요. 연애 목적은 아닙니다."
믿어도 될까요?
조금은 각색했지만, 제가 실제로 받았던 DM의 일부입니다. 그리고 이 두 메시지에서 멀쩡한 척 연기를 열심히 하던 첫 번째 사람은 결국에 기묘한 페티시를 가진 변태로 정체가 드러났고 두 번째 사람은 아주 일방적으로 연애 관계를 강요하던 사람이었어요. 아주 웃기는 놈들이죠.
어플의 프로필에 작성하는 정보 중 믿을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이름도, 나이도, 직업도 심지어는 국적까지 거짓말일 수 있어요. 그러니 곧바로 신뢰하고 친구로 여기기보다는 조금은 거리를 두고 천천히 지켜보면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멀끔하게 차려입은 영어권 국가의 백인 남성 유저로부터 온 메시지입니다.
“Nice I meeting you”
“How you day”
세상에나, 문법이 이게 뭐람.
위 문장도 제가 실제로 영어 서버 이용자에게 받았던 어처구니없는 인사말입니다. 메시지를 받은 순간부터 어법 첨삭을 해주고 싶었어요. 문법에 집착하는 한국식 영어 교육을 평생 받아온 저에게는... 보자마자 '쎄이더'가 발동하게 만든 문장이었습니다.
이렇듯 영어를 잘하지도 못하면서 영어를 가르쳐준다고 접근하는 비영어권 어플 이용자가 상당히 많습니다. 이 경우 신고 기능으로 차단을 하면 머지않아 불량한 이용자라며 영구 제명 됐다는 어플 측의 메시지가 옵니다. 저 말고도 다른 이용자들에게도 거짓으로 치근덕대다가 덜미가 잡힌 것이죠.
이처럼 영어 학습자에게 '꽤나 이미지가 좋은' (저도 이런 표현을 쓰고 싶지 않았지만) 영어권 백인 남성, 특히 영국인인 척 접근하는 로맨스 사기꾼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어휘가 어색하거나 문법에 오류가 많아 보이는 유저가 있을 땐 대화조차 이어가지 마시고 곧바로 신고하세요! 우리 그 정도 기초 문법은 알잖아요? 안전한 언어 공부 환경에 일조해 봅시다.
대면으로 만나서 직접 어울리기 전까지는 관계에 너무몰입하지 마세요. 상처받을 수 있겠지만, 언어 교환 어플에서 사귄 친구는 당신을 언제 어떻게 차단할지 모릅니다.
일상의 학교, 회사, 동호회에서 사귄 사람들은 서로와 연결된 사회적 네트워크가 존재하고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예절을 지키니 이런 일은 절대 없겠습니다만, 온라인에서 사귄 인맥의 경우 서로가 실제로 만나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 전까지는 오프라인에서의 인연처럼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기 어려워요. 이 글을 쓰는 저조차도 친하다고 생각했던 언어 교환 파트너에게 갑자기 차단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자세히 다뤄볼 예정이에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념해야 할 것은요, 많은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편리한 환경을 이용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나와 대화가 잘 맞고 색이 맞는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에요.
우리는 일을 하려고 언어 교환 어플을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업무 시간이 아닌 만큼, 하기 싫은 대화를 참고할 필요도 없고요. 나와 결이 잘 맞는 사람을 찾아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베스트라고 단연 권하고 싶습니다. 아마 절 반 정도는 대화 코드가 안 맞을 거예요. 그럴 때 과감히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시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Thank you, next"가 언어 교환 어플에 임하는 가장 좋은 마인드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음 이야기에서는 어플을 시작하기 위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일본어 실력과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