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친구관계에 대해서도 고찰해보고 싶었다.
나는 두루두루 잘 지낸다. 내성적인 것 같으면서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내 감정표현이 솔직한 편이다.
그래서 여러 그룹에 친구가 한 명씩은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누군가 내게 "베프"가 누구냐고 물으면 대답하기가 어렵다.
베프의 정의란, 적어도 내 생각에는, exclusive해야하기 때문이다.
일방적 베프는 없다.
베프는 연인과도 같다.
A가 B의 베프면 B도 A의 베프다.
가깝게 느껴지는 친구들은 몇 명 있다. 마음 터놓을 수 있고 주기적으로 연락하고 몇 년간 희노애락을 나눴던 친구들. 그렇지만 그들에겐 나 이외에도 다른 가까운 친구들이 있다. 그러므로 베프 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친구가 없다고 할 수 있나? 그건 또 아니다. 친구들은 분명 있다.
매주 모임이 있고
매주 연락하는 사람이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불러낼 수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렇지만 가끔씩 드는 외로움과 허전함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인간관계에 얽매이고 싶지도 않고 나와 맞지 않는 인연들은 모조리 방생해주고도 싶지만
친구관계는 내 인생의 업적과도 같다.
내가 더 잘났고 괜찮은 사람이라면 더 양질의 더 많은 인복을 누리고 있지 않을까?
끼리끼리 논다라는 말처럼...
마음을 비워내는게 쉽지 않다.
매번 내가 먼저 연락해야 답하는 친구,
나만 빼고 그룹을 이어가는 다른 친구,
명절때만 가끔 안부 인사하는 중학교 동창,
만나자 만나자 말만하는 대학교 선배,
한 때는 인생 한 페이지를 같이 했던 가별한 사이지만 접점이 끊기자 까마득히 멀어진 수 많은 사람들.
원래 인간관계란 불완전함, 가변성, 불확실성 등으로 범벋이 된 개념인가보다.
아니면 인간관계 총량의 법칙이라도 존재하는 걸까?
지금 내게는 매일 연락하는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고, 매일 보는 가족이 있으며, 앞으로 3주 동안은 만나기로 약속된 친구/지인들이 있다.
어쩌면 이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 이 총량의 법칙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인간관계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자.
파도와도 같은 것이라고 누군가 그랬다.
지 혼자 멀어졌다가 잊혀질 때쯤 다시 돌아오는 파도.
소원해져버린, 멀어진, 떠나간 옛 사람들을 붙잡으려 애쓰지 말고
조용히 자기발전에 매진하자.
그들이 다시 돌아와 날 찾을 때
훨씬 멋진 사람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어른의 세계로 한 발자국 나아가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