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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카페인 Nov 13. 2024

왜 우울하다면 스타벅스에 가라고 하는 걸까?

왜 우울하다면 스타벅스에 가라고 하는 걸까?

좀 더 생각하고 싶지만, 오늘은 내가 가보기로 했기에 아직 따뜻한 침대에서 일어나기로 했다.

딱히 약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와의 약속이라 생각하고 머리도 감았다.

머리를 감으니, 얼굴도 단정하게 하고 싶어져서 베이스도 찍어 발랐다.

옷도 약속 있을 때만 입는 연핑크색 옥스퍼드 셔츠도 꺼내 입었다.

나름 누군가 만나는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 꾸미고, 현관문을 나섰다.

일주일 새 차가워진 아침 공기의 향이 나를 맞이했다. 그래, 이 냄새를 맡으려고 아침에 나오는 거지. 라고 생각하며 집 근처 스타벅스로 향했다. 

회사를 다닐 때도, 아침의 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새것 같은 공기와 풀잎 냄새는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아침 냄새를 맡으며 스타벅스에서 마실 음료를 고민했다. 차가운 공기에는 따뜻하게 김이 나는 아메리카노가 딱이다.

결국 스타벅스 매니저 앞에서는 아아를 주문할 것을 알지만,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생각하며 스타벅스로 들어섰다.

내가 주문한 것은 치아바타루꼴라샌드위치와 아아 한 잔. 

10분만 빨리 왔으면 해피 아워 이벤트로 세트메뉴를 저렴하게 먹었을 테지만,

이미 늦은 것에 미련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노트북을 가져왔지만, 음식을 먹는 동안에는 온전히 먹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 꺼내지 않는 것이 나의 나름의 규칙이다.

그런 것치곤 눈이 심심해서 핸드폰을 계속 들여다보긴 하지만..

따뜻한 샌드위치와 시원한 아아로 배를 채운 뒤에는 노트북을 열었다.

괜히 메일도 열어보고, 블로그 일일방문자 통계도 보고, 브런치 글 조회수도 살펴본다.

그러다 뭐라도 생산성 있는 결과물을 내자는 생각에 블로그에 지난주에 다녀간 카페 후기로 작성해 본다.

이번 글은 알고리즘을 타고 조회수가 잘 나오길 빌어본다.

그러다 모르는 번호를 전화가 온다. 받아보니 지난번 신청한 비데 as기사님이다. 비데 수리 일정도 잡고 전화를 끊으니, 벌써 내가 카페에 들어온 지 2시간이 지나있다.

별거 아닌 일처리들만 처리했는데, 나름 바쁜 프리랜서가 된 듯한 기분이다.

앞으로 자잘한 일은 스타벅스에서 처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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