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가 시작되면서
면역수치는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다인실에서 1인실로, 그리고
무균실로 이동하자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요동쳤다.
1인실에서 짐을 챙기면서도 불안한 마음이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암병동은 보호자가 1인만 가능해서 이 모든 상황을 소윤이와 내가 감당해야 했다.
이 상황을 나에게 간접적으로 전달받는 남편도 힘들었을 것이다.
우리 가족에게는 이 시간들이 너무 잔인하게 느껴졌다.
막상 무균실로 들어오니
소윤이는 조금 더 안정을 찾은 느낌이었다.
1인실에 있을 때
"소윤이 너무 아파 엄마, 나 좀 어떻게 해봐!!"
"엄마 때문에 아픈 거니까 엄마 잊지 말고
다 기억해!!"
소윤이가 나에게 했던 말이다.
얼마나 힘들고 괴롭고 아프면
5살 아이가 저런 표현을 했을까,
소윤이를 안고 정말 많이 울었다.
전부 나의 잘못인 것 같기에..
엄청난 죄책감에 휩싸였다.
소윤이가 항암을 시작하면서 노트에
기도 일기를 썼다. 종교는 없지만
이 세상의 모든 신께 빌었다.
내일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오늘 하루, 순간순간을 살아갈 뿐.
손, 발 씻기기, 가글, 좌욕
시간에 맞춰서 약 먹이기,
대. 소변 무게 기록, 먹는 양 기록 등등을
하며 순간순간, 하루하루를 버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