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로 하겠습니다
독서모임은 10년 째 진행중이다.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많은 책을 읽었던 지난 10년, 난 독서를 지속하는 데 독서모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나는 누군가가 리더인 독서모임에 구성원이기도 하지만, 한 독서모임의 리더이기도 했다.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만들 수 있는 게 모임이겠지만, 개인적인 성향상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모임을 열 수 있었기에 나의 독서모임은 늘 10회만 진행된다.
서로 인사를 나누는 모임을 제외하고 딱 10회의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것이 나의 에너지 수준에 딱 맞았다.
2주에 한 번 10회를 진행하려면 약 5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 동안 모임 구성원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모임 진행을 위한 스케줄을 조정해야 하고, 모임에 빠지지 않으려면 건강관리도 해야 한다.
요즘에는 많은 독서모임이 생기고 있다. 읽는 책의 분야도, 방식도 다양하다.
나만의 독서모임을 만드려면, 일단은 리더도 좋아하는 책을 읽는 모임을 해야한다.
'한국사 책 읽기', '필사 모임','나만의 글 쓰기' 등 구체적인 재료나 주제를 가지고 여는 것도 좋다.
장소는 자신의 활동 범위에 있는 공간에서 진행하는 것이 편리하다.
근처의 카페, 도서관, 동네 책방 등 수소문해 보면 지속적으로 이용 가능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곳이 있을 것이다.
장소를 결정했다면, 얼마나 자주 모임을 진행할지 정해야 한다.
나는 모임원들의 평균적인 독서 시간을 고려해 그 주기를 정했다.
그것은 보통 1주일이나 2주일이었다.
모임원들은 SNS로 찾는 것이 효과적이다. 처음 여는 독서모임에 대해 관심이 미미할 지도 모른다.
나는 한 명의 회원만 있어도 시작할 각오로 모집공지를 했다.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누군가는 결국 나와 닿게 되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한다.
SNS에 꾸준히 독후감이나 독서모임 소식을 꾸준하게 올리면 모임이 진행중인 중에도 모임에 대한 문의가 올 수도 있다.
그리고 처음 독서모임할 때부터 모임에 대한 글들을 꾸준히 올리면, 그것이 쌓여 다음 모집은 훨씬 수월할 가능성이 높다.
관련 카페와 지역 카페에서 독서 모임 소시을 알려 사람을 구할 수도 있다.
사람이 어느 정도 모였다면,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간단하게 모임에 대해 바라는 점을 들어본다.
그것을 토대로 독서모임 운영에 필요한 규칙을 정하고, 함께 있는 곳에서 규칙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낸다.
이 과정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
모든 사람의 의견을 수용할 수는 없겠지만, 평균적으로 바라는 점들을 정리하고 모임의 체계를 잡아나갈 수 있었다.
이 때 논의할 것들은 모임 장소, 주기, 책의 선정법, 운영 방향, 불참시 패널티 등등이다.
나는 꼭 책을 완독할 것을 첫 모임 때 당부드리는 편이다.
모임의 틀이 어느 정도 잡혔다면, 장르에 따라 발제문을 준비하는 게 좋다.
보통 5개~10개 정도의 발제문이 있으면 독서 모임 2시간 내내 풍성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소설을 읽고 나눈 이야기들을 예로 정리해 보면, 책을 읽은 후의 감상, 인상 깊은 구절과 그 이유, 각자가 생각하는 주제, 책을 읽은 후의 변화, 앞으로 삶에 적용시킬 부분들 등등이었다.
어떤 모임이든 만들고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독서모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사람들과 같이 책을 읽고 각자 의견을 표현하고 듣는 소통의 즐거움은 독서모임에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놓지는 못할 것 같다.
이렇게 유대감을 쌓은 회원들과 도서전, 책방 투어, 도서관 프로그램 참여하기, 책 교환 이벤트 등을 하는 것도 모임에 활력을 불러넣기 좋다.
모임의 리더를 해보면 느끼게 되는 것들이 있다.
나는 그것을 통해 나의 리더로써의 부족한 부분들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 개인적으로 의미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10회만 독서모임은 계속해서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나의 리더로써의 첫 독서모임은 위 안내문을 보고 문을 두드려주신 분들과 함께 한 '우리들의 독서모임'이다.
우리는 그렇게 종이 한 장을 사이에 두고, 글과 마주 앉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