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윤진
2장. 윤진
“야, 최윤진. 이리 와봐.”
거칠게 부르는 소리에 윤진은 움찔하며 오빠 윤건 앞으로 간다.
윤건은 신발을 들이민다.
“이거 네가 밟았냐?”
“아니. 내가 왜 밟아.”
“아이씨. 확 죽여버릴라. 네가 안 했어도 오빠 신발 더러우면 닦아놔야지.
왜 집에 들어와 있어? 죽고 싶어?”
윤진은 대답하지 않고 쪼그려 앉아 운동화를 닦는다.
솔이 고무를 긁을 때마다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윤진아, 깨끗이 닦아라.”
상황을 지켜보던 엄마 미순이 말했다.
“우리 윤건이 신발이 더러우면 쓰겠냐?”
윤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는 지옥이다.
도망칠 곳이 필요하다.
윤진은 초등학교 3학년,
오빠 윤건은 중학교 2학년이었다.
윤건이 처음부터 윤진을 때린 건 아니었다.
윤진이 다섯 살 때, 윤건은 친구 집에서 변신 로봇을 보고 돌아왔다.
이틀 뒤 사준다는 엄마의 말에 윤건은 화를 냈고,
집 안의 물건들을 집어던졌다.
그중 하나가 윤진이었다.
윤진은 소리를 지르며 울었지만,
엄마는 윤건을 먼저 달랬다.
“왜 그랬어, 우리 아들.
엄마가 사준다고 약속했잖아. 조금만 기다려.”
그날 이후 윤건은 윤진을 사람처럼 대하지 않았다.
필요할 때마다 불렀고,
화가 나면 손이 먼저 갔다.
윤진은 다섯 살부터
오빠의 하루 기분표가 되었다.
집에서 윤진은 점점 작아졌다.
눈치를 먼저 챘고,
맞기 전에 움직였다.
윤진은 빨라졌다.
욕을 듣기 전에 결과를 냈고,
혼나기 전에 완벽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