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진년 Nov 12. 2024

사람도 꽃이다

사람도 꽃이다 / 허진년


말 없는 것들은

수직으로 잠이 든다


무엇이든 오래 되면 과묵이 업이고

침묵이 뒤꿈치 세우고 몸 꾸미는 아침마다

물안개 머리를 풀어내는 산이 부럽다


고사목은 죽어도 더불어 살고

살을 베어 내어 꽃대를 말아 내듯이

몸을 식혀 길 내는 법을 알아야

성긴 지문을 지우고 꽃이 된다


탑 쌓지 않아도 공덕 깨닫고

작은 것은 아래로만 피어 생이 가볍고

꽃의 반은 바람이 피우는데


붉어야 사람도 꽃이다

작가의 이전글 할머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