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나무 아래에서

by 글그림

바람이 불어도

그 자리에 머무는 나무가 있다


한 계절의 눈부심을 다해

흩날리는 꽃잎이 있다


어쩌면 아름다움이란

머무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피어나는 것


꽃잎이 지는 것을

슬퍼하지 않고

다시 봄을 기다리는 것이라면


지금 이 순간을

어떤 이름으로 부를 수 있을까


바람에 날려도 다시 피어나고

흩어져도 끝내 그 자리에 서 있는 것

벚꽃나무가 가르쳐준 것이 있다면


떠남이 곧 끝이 아니라는 것

흔들리며 피어난 마음은

향기로 남는다는 것


그러니 부디,

이 계절이 다 지고 난 뒤에도

꽃자리마다 남겨지는 마음이기를


2025.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