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나뭇잎 하나를 줍는다 바람이 몇 번이고 뒤척이다가 결국 내 손바닥에 내려앉은 잎
손끝으로 더듬어 본다 거기에는 계절을 지나온 흔적이 있다 흙을 딛고 오래된 편지처럼 어딘가로 가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가만히 나뭇잎을 바라본다 잎맥 사이로 가늘게 스며든 햇빛 오래전에 놓쳐버린 단어들 같다
잎을 주머니에 넣고 걷는다
잎이 점점 바스러져
손안에 생명선처럼 남겨지면 누군가의 창가에서 불어온 바람결에 흩어져 가을이 오겠지
그때쯤이면 나는 다시 널 닮은 잎 하나를 줍고 있을 것이다
2025.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