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에 대한 단상

별걸다

by 도톰한물티슈

#1. 영화

한창 썸을 탔었던 동료와의 관계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에 대한 내 마음은 너무나도 명료했기에, 언젠가 그에게 영화를 함께 보러가자고 말했다.

대망의 그날, 저녁을 함께 먹고 영화관에 갔다. 팝콘을 골라서 들어가는데, 웬걸 어쩐지 순조롭더라니.

항상 즐겨찾기 해놓던 타지역 메가박스에 예매를 해놓은 것이 아닌가.

어쩐지 방금 입장한 4관은 이미 다른 영화가 상영 중이었고, 진상을 파악하던 중, 바로 옆관에서 3분 뒤에 시작하는 같은 영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화는 시작하기 일보 직전이고, 나는 쪽팔림을 감출 수가 없었다.

3분 후 시작하는 영화는 이미 거의 만석이라, 나는 고민했다.

I열 6번, B열 6번이 그나마 그의 뒤통수를 보면서 같이 영화를 보는 기분이라도 낼 수 있는 자리였다.


그래서

정말 웃기게도, 나는 썸남과 I열 6번, B열 6번에서 각각 영화를 보게 되었다. 내가 B열이었다면 상영 내내 뒤통수가 뜨끈했을테니, 무의식중에 I열에 앉으려 한 것은 무척 다행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생리기간이라 화장실에 들락거려야했고,

끝나고는 영화 내용은 전혀 기억도 안나는 채로 그의 차 안에서 전혀 관심없는 사람에게 하는 듯한 헛소리를 들어야 했다.


#2. 나이스 인증

교과세부특기사항을 나이스에서 입력하려면, 휴대폰으로 2차 인증을 받아야 한다.

때는 아직 나이스가 익숙지 않은 신규시절, 인증을 요청하고,

휴대폰으로 오는 1644-로 시작하는 전화를 스팸인줄 알고 두어차례 거절하고 나서야 인증 전화인줄 알았다.

정말 어처구니 없음의 일 중 탑쓰리 안에 드는 것으로 선정해본다.


#3. 비행기 놓치다

비행기를 놓쳤다. 지난 추석 연휴, 길고 긴 연휴기간을 틈타 해외여행을 짧게 다녀왔다. 오는 것만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지만,,, 일요일 오후 비행기를 놓치고, 패닉상태로 공항에서 노숙을 했다.

언젠가 공항노숙을 해볼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어디까지나 밤 비행기를 기다리면서지, 비행기를 놓치면서 해보고 싶지는 않았었다.

정말, 별 꿈이 다 이루어진다. 이제 그만요.. 정말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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