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더바인
페리셔에서 약 40분을 차로 달리면 진더바인이라는 작은 마을이 나온다.
나도 시드니에서 캔버라를 거쳐 진더바인을 지나 페리셔로 온 적이 있지만, 가끔 진더바인에 들를 일이 생기곤 했다.
데이오프(휴무일)에는 스노우보드 타는 것에도 질릴 때가 있었고, 그럴 땐 진더바인에 가서 바람을 쐬고 오곤 했다.
신기하게도, 진더바인에는 눈이 없었다.
차로 40분 거리의 산에는 눈이 잔뜩 쌓여 있지만, 이곳 진더바인은 따뜻한 햇살 아래 잔잔한 호수와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어느 날, 데이오프를 맞아 잭과 함께 진더바인에 가게 되었다. 잭은 영화를 보고 싶어 했고, 나는 그저 진더바인에서 여유롭게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
우리는 함께 진더바인에서 식사를 하고 마을을 둘러보았다.
어느 사진관에서 스노우 마운틴의 멋진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사진을 구경하며 여유로운 한때를 보냈다.
진더바인 호수에서는 잔잔한 물결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했다.
한동안 눈 덮인 세상에 있다가 이렇게 내려와 푸른 호수와 녹색 잔디밭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신선했다.
게다가 야생 캥거루도 몇 마리 볼 수 있었다.
정말 여유 있는 하루였다.
스노우 마운틴에서의 신나는 일상도 좋지만,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여유를 즐기는 시간도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일은 쉬면서 인생은 여유롭게 보내라." – 그라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