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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로운 일상공상20

단리와 복리

by Parasol

*2024년이 저물고 2025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모두 그러시겠지만 마음이 심란하여, 글을 쓰는 것도 읽는 것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부디 모두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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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리와 복리


직장인의 제1 관심사, 재테크.


주식이나 펀드는 기본이고, 최근은 미국 주식 거래나 가상화폐 거래마저 일반화되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돈을 불려보려고 힘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에 집 한 채를 사려면 직장인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십수 년 혹은 수십 년을 모아야 한다는 기사가 매년 도돌이표처럼 나고 있으니, 쥐꼬리만 한 월급으론 노후가 걱정인 직장인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란 진리에 따라 점점 안정적 투자보단 공격적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전통적이고도 가장 안정적이라 할 수 있는 예/적금으로 목돈 마련에 힘쓰는 이들도 결코 적지 않다.


예금이나 적금을 이야기할 때 항상 나오는 것이 바로 단리와 복리 문제이다.


단리와 복리 모두 일정 비율로 정해진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그 이자가 붙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단리는 고정된 원금에 매번 같은 이자를 지급하는 것에 반해, 복리는 원금에 이자를 합친 금액에 다시 이자가 붙는 방식으로 지급하여, 일반적으로 복리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00만원에 매달 1%의 이자가 붙는다고 할 때 단리의 경우 매달 일정하게 만원의 이자가 발생한다.


한편 복리는 첫 달은 100 만원의 1% 인 만원의 이자가 발생하지만 두 번째 달은 원금 100만원과 첫 달 받은 이자 만원을 합친 101 만원에 다시 1% 에 해당하는 이자 발생하게 되어 만원이 아닌 10,100원의 이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계산해 나가면 시간이 지날수록 단리와 복리의 갭은 점점 커지게 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복리 이자를 주는 상품을 발견하는 것은 잔디밭에서 네잎 클로버를 찾기만큼이나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포기하는 것보단 단리라도 차곡차곡 쌓는 것이 훨씬 좋은 선택이다.



최근 달리기가 힙한 취미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장비가 필요한 운동에 비해 아무것도 필요 없고 두 다리만 있으면 되니 간편하기도 하고 장소에도 제약이 덜한 편이다.


그 덕에 우후죽순 늘어난 러닝크루의 단체 달리기가 민폐로 이어지는 뉴스마저 종종 나오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누구나 처음 도전하면 당장이라도 마라톤이라도 뛸 기세로 달려들지만, 막상 내 몸을 움직여보면 1분도 되지 않아 포기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다가온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단리를 쌓아가듯 작은 거리라도 매일매일 뛰다 보면 제법 먼 거리를 뛰게 된다.


하루에 1km씩만 뛰어도 1년이면 365km로, 마라톤을 8번 뛰는 것보다 더 먼 거리를 뛸 수 있다.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인 것이다.


1년의 마지막날 올해 얼마나 꾸준히 뛰었나 되돌아보면 바로 이 단리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거리는 단리처럼 늘어나지만 달리기에는 복리도 숨어있다. 매일 같은 거리를 뛰다 보면 점점 올라가는 체력에 달리는 속도가 빨라지며 같은 거리를 뛰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욕심이 난다면 같은 시간에 조금 더 먼 거리를 뛰어 볼 수도 있다.


달리기의 숨겨진 복리는 바로 체력이다.


달리기로 말했으나 사람에 따라 걷기가 될 수도 있고, 독서가 될 수도 있다.


모든 반복된 시간에는 단리와 복리가 같이 존재하는 것이다.


자 그럼 나의 일 년에는 어떤 일들로 얼마만큼의 단리와 복리가 쌓였나 한번 돌아보며, 새해의 이자는 어디서 받아낼지 또 한 번 계획을 세워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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