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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로운 일상공상19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공상

by Parasol

스트레스 가득한 일상을 보내다 보면 가끔은 정신줄 놓은 공상이 몰려오는 시간이 있다.




하루 종일 추위에 시달린 퇴근길이면 따뜻한 온천 생각이 간절해진다. 음.. 그런데 온천은 영어로 ‘hot spring’이 아닌가. 뜨거운 샘물이지만 다르게 읽는다면 ‘뜨거운 봄’이 될 수 도 있다.


해양생물학자이자 작가였던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silent spring)’이라는 책으로 환경오염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그녀가 말한 침묵의 봄이란 환경오염으로 생태계가 모두 파괴되어, 새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죽음의 봄을 의미하는 무시무시한 미래에 대한 경고였다.

hot spring은 어쩌면 지구온난화의 가속화로 찾아올지도 모를, 아니 이미 어느 정도 경험하고 있는 여름 같은 봄이라는 또 다른 공포스러운 현실의 반영일지도 모른다.




한편 스프링은 우리말로 ‘용수철’이다. 용수철은 그 모양이 환상의 동물인 ‘용’의 수염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로 이 모양 때문에 용수철의 회복력이 발현된다. 일자로 된 긴 철사를 길이방향대로 당기거나 눌러서 길이를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철사를 용수철 모양으로 꼬아두면 훨씬 쉽게 늘이거나 줄일 수 있다. 용수철을 누르거나 당길 때 실제로는 철사가 길이방향으로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살짝 휘거나 꼬였다가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엔 용으로 가보자. 용이라면 드래곤, 이미 날아다니는 동물임에도 한번 더 fly를 더하면 dragonfly, 즉 잠자리가 된다.


잠자리는 세 개의 홑눈과 수만여 개(약 3만 개)의 홑눈이 모여 만든 두 개의 반구형 겹눈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360도의 빈틈없는 시야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잠자리는 겹눈에 있는 수많은 홑눈들이 수집한 정보를 합쳐 하나의 세상을 인지한다. 마치 수많은 점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모자이크처럼 말이다.


잠자리가 그림을 그린다면 멋진 모자이크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잠자리에 들 시간인가 보다. 이불속에 누워 핸드폰을 바라본다. 아니 잠깐.. 유튜브를 열자마자 보이는 온천 광고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온천이 생각나는 밤의 공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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