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비게이션을 만드는 사칙연산 기법 -
오늘도 즐겁고 유익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후회 없는 추억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일상은 유혹과 타협, 그리고 변명이라는 굴레로 매일 반복되면서, 지나간 시간은 늘 후회로 점철된다. 내비게이션(navigation)은 목적지까지 안전하고 최적의 빠른 길로 실시간 안내한다. 나의 하루를 안전하고 즐거움이 가득한 길로 안내할 내비게이션(navigation)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21세기는 내비게이션이 없이 낯선 길을 떠난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특히 길치는 더하다. 내비게이션은 현대 사회 3대 치매(노래방, 핸드폰, 내비게이션) 원인 제공자 중 하나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200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보험 가입 기념품으로 커다란 지도책을 주었다. 자동차마다 한 권씩 비치했던 필수품 중 하나였다. 서점 매대에도 잘 보이는 곳에 진열되어 있을 만큼 인기였다. 휴가철이면 특히 더했다.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지도는 '지면'에서 '화면'으로 바뀌었다. 덕분에 지도책은 사라졌고, 지도 보는 법 또한 잊어버리게 되어 현대 3대 치매 제공자로 지목받고 있다. 아날로그가 디지털로 바뀌었다. 어제와 다른 오늘이 시작되고 있다.
내 인생의 내비게이션은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미리 알려 준다면 앞날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이 사라질 것이다. 40대 중반 이후라면 누구라도 50 이후 삶에 대해 고뇌하면서 답답해한다.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불안감과 초조함이 그림자처럼 늘 자신을 따라다닌다. 더군다나 평균수명도 늘어났다. 재수 없으면 120세까지 산다는 얘기까지 듣는 요즘이다. 화성탐사도 추진하는 21세기에 왜 개인 삶을 위한 내비게이션은 없는 것일까. 사실 없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내비게이션은 존재한다. 아직도 '지면' 수준의 지도책에 머물러 있는 아날로그 방식의 내비게이션이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수 있다. 시대 트렌드에 맞춰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말이다.
사칙연산은 익숙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이 덧셈과 뺄셈이다. 그다음 레벨이 나눗셈과 곱셈이다. 각자 원하는 삶을 구성하는 '무엇을(what), 왜(why), 어떻게(how)'라는 2W1H를 사칙연산에 대입하여 자신만을 위한 내비게이션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다. 자신에게 가장 최적화된 내비게이션을 말이다. 오늘도 내 삶의 운전석에는 남이 아닌 내가 운전대를 잡고 있다. 계획도 실천도 결과에 대한 책임도 오로지 내 몫이다. 누구 탓을 한다는 것은 그저 현실도피하고 싶은 마음의 발로일 뿐이다. 최신 버전의 내비게이션이 있다면 편리함은 말할 필요가 없다. 딥 러닝 방식으로 지금까지 걸어온 길 위에 펼쳐진 온갖 경험과 경력을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여 새로운 길을 모색해서 알려준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싶다. 애써서 미래를 개척하거나 설계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줄 테니까 말이다. 내비게이션의 최신화는 오로지 나의 몫이다. 내비게이션이 제때 업그레이드되지 않으면 폐쇄되었거나 한참 돌아가야 하는 옛길에 접어들게 된다. 빠르고 편리하게 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업데이트하지 않아, 엉뚱한 길로 접어들어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게 된다. 또한, 남들이 갔던 길을 습관적으로 따라갈 수 있다. 범용성 내비게이션은 큰 실수는 없겠지만 짜릿함이 없다. 무미건조한 삶이 될 것 같다는 막연함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로드맵에 내 인생을 맡긴다는 것은 ‘내 것’이 없는 ‘남의 것’만 존재하는 허무함이 가득하다. ‘열심히’라는 단어가 무색해진다. ‘최선을 다하자’는 갈피를 못 잡고 의미가 퇴색한다. 꼭두각시와 같은 삶에 화가 치밀고 자포자기할 수도 있다.
현실을 직시하자. 내가 서 있는 이 세상은 냉정하다. 꼼수가 통하지 않는다. 나만의 나침반이 있어야 한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 가야만 한다는 법은 없다. 그럴 이유도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 길을 나서야 한다. 평균수명이 늘어난 인생백세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이어령 교수의 ‘자기다움’처럼 말이다. 360명이 한 방향으로 뛴다면 서열이 만들어진다. 바로 'Best One'이다. 50대까지 삶이 그런지도 모른다. 자산축적과 승진, 자녀 성공과 같은 사회적 최대공약수를 채우면서 비교우위를 점하기 위해 애를 썼고, ‘성공의 잣대’는 오로지 경제적 관점에서 매겨지는 그런 사회 말이다. 50 이후에도 한 방향으로 보고 뛰어야 한다면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닐 것이다. 행복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삶을 마무리해야 할지도 모른다. 앞만 보고 숨이 턱 밑까지 올라오는 줄도 모르고 뛰기만 해야 하니까 말이다. 자기다움은 그런 삶과는 근본이 다르다. 자신의 가치관이 지향하는 목적지를 향해 길을 걷는다. 그 길을 안내할 내비게이션을 준비해야 한다. 가고자 하는 곳이 남들과 겹칠 수도 있지만 가능한 360도 전방위를 향해서 누구는 걸어갈 것이고, 또 누군가는 뛰어가기도 할 것이다. 성공보다는 해냈다는 성취감과 행복감을 만끽하면서 말이다.
나 만의 목적지를 향해 가자. 어려서부터 가까이해 왔던 사칙연산으로 각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출발한다면 그것이 바로 내 것이다. ‘best one’이 아닌 ‘only one’으로 ‘주체적 삶’을 챙겨보자. 배움과 채움의 단계가 지났다. 이제는 나눔과 비움을 즐길 차례이다. 늦었다고 책망하지 말자. 어제까지 삶에 연연하지 말자.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다. 앞으로 지내야 할 날이 지나온 날만큼 남았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지만 시간은 내 편이다. 삶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도전해 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실패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다. 지금까지 지나온 길에서 인사이트를 찾아보자. 해 보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던 것은 무엇인지, 시간 활용에서 어려웠던 것은 어떤 것인지 살펴보고 되뇌어 보자. 분명 그 아쉬움에 비법이 숨겨 있을 것이다. 어릴 때 소풍에서 보물찾기 하듯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이 무엇인지 해보고 싶은 것은 어떤 것인지 초심에서 다시 한번 시작해 보자.
덧셈은 '무엇을(what)'을 찾기 위한 여정이다. 나는 누구이며 좋아하거나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다. 그다음은 세상의 변화를 인지하고 쓸모없는 것을 버리는 뺄셈이다. 뺄셈은 '왜(why)'를 이해하는 단계이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를 이해하고 예측해야 한다. 일터의 기준이 바뀌었고, 어제는 맞았지만 오늘은 틀린 세상이 디지털혁명이 바꿔놓은 21세기 현실이다.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그래야 변할 수 있다. 긴 겨울이 지나면 봄맞이 대청소를 한다. 뽀얗게 먼지를 뒤집어쓰고 방구석 한편에 보일 듯 말 듯 숨바꼭질하듯 놓여 있는 물건은 분리수거하거나 버려진다. 이사 가는 날은 더 하다. 마찬가지이다. 효용가치가 떨어진 지식과 경력은 폐기처분해야 한다. '라때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정보의 홍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보의 옥석을 가리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이다. 나눗셈은 이러한 잘못된 정보,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는 단계이다. 특히 은퇴설계에 대한 다섯 가지 오해는 인생백세시대가 되면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나눗셈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뛰기 위한 기초작업이다. 마지막으로 곱셈이다. 자신의 삶에 대한 안전운행을 책임질 내비게이션의 버전을 최적화하는 단계이다. 오래된 정보는 폐기하고 새로운 것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평생직장에서 평생직업의 시대가 열렸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평생직장은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었다. 인생백세시대는 평생직업이 아닌 평생취업시대이다. 차별적이며 최적화된 내비게이션이 있어야 할 때이다. 그래야 한평생 즐겁고 유익한 재미난 인생이었다고 자평할 것이다. 오늘은 내비게이션을 만들기 위한 사칙연산 총론에 대해 공유해 보았다. 앞으로는 단계별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토론해 보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데로 살지 못하면, 사는 데로 생각한다'는 글귀로 마무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