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이 곧 파리는 아닐까?
한 번도 가본 적 없으면서도
낭만이 덕지덕지 묻은 이 풀내음 품은 바람이
어쩐지 그 도시의 봄을 닮은 것 같았다
연둣빛이 흐드러진 나뭇가지 사이로
햇살은 팔을 뻗듯 느리게 흘렀고,
피어나는 것들과 스치는 것들 사이에서
나는, 조급하지 않은 오월을 배웠다.
앞으로 쉰 번쯤,
이런 봄을 반복할 수 있다면,
나는 그것을 아름다운 삶이라 부르겠다.
조금만 손 닿아도
다시 돌아갈 것 같은
오월의 한장
그날 저녁,
내가 지나온 산책길은
기억의 책갈피에 고이 끼워두고 싶은—
바스락거리는 한 장의 낭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