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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wa Seub Lee Feb 23. 2020

집을 사기로 했다(6회)

부동산에 1도 관심없던 이의 내집마련 비망록

6. 코로나19에 부동산은 잠시 안녕


대구에 37년째 살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다. 정말 대구가 '초토화' 됐다. 번화가에 사람이 없고 차가 밀리지 않는다. 백화점과 마트가 문을 닫으니 다른 음식점이나 가게들도 마찬가지로 문을 닫는다. 2003년 대구지하철참사 때도 이렇지는 않았다. 대구지하철참사는 사람들이 슬픔에 힘겨워했다면 지금은 공포에 몸을 떤다.


지난 주말인 22일은 코로나 사태만 아니었다면 어머니와 함께 부동산을 보러 갈 생각이었다. 일단 내 힘으로 살 수 있는 곳이 도시철도 2호선 고산역, 신매역 인근의 아파트들이었으니 그 곳을 보러 다니면서 집도 볼 겸, 모자 간 데이트도 할 겸 했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모두 무너지고 말았다.


당분간 부동산 보러 다니는 것은 못할 것 같다. 문제는 이 사태가 언제까지 가게 될 것이냐다. 사실 총선 이후에 본격적으로 매물을 캐러 다니려 했는데, 지금 분위기로 봐선 총선 이후에도 코로나는 가라앉지 않을 태세다. 돈이야 그 동안 깨작깨작 모으고 있긴 하겠지만, 내가 다니는 신문사 조차도 현재 광고 수주가 어렵고, 이 때문에 면을 줄여 발행한다는 방침이 정해져 있는 상황이다. 모두가 어렵다. 나도 그렇다.


그렇다면 대구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까? 당장은 약보합으로 보이겠지만, 더 길어지면 분명히 꺾인다. 고산역 근처에 있던 동화 아이위시가 최근 평균가 8억5천만원을 찍었다. 만약 이 사태가 길어지면 이 호가를 계속 유지하기란 힘들 수 있다. 따고 배짱으로 유지한다고 하지만, 급매 던지는 사람은 어디서든 나타나게 돼 있다. 그걸 노릴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수성구 시세가 땅으로 처박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수성구 시세가 땅으로 처박히는 순간 대구 시내 다른 지역은 지하로 꺼진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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