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레시피」 쓸데없지만 쓸모 있는 - 00
파란색 상자가 하나 있습니다.
한 면이 두 뼘에서 조금 모자란, 정사각형에 가까운 상자입니다.
아무런 무늬도 없고 특별한 부품도 없이 그저 종이로 된 몸체와 스텐못이 전부인 상자입니다.
첫눈에 상자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가격이 상당해서 살짝 마음이 걸리긴 했습니다...ㅠ)
그 상자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상자일 뿐이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쓸데없이 비싼 상자일 뿐이겠지만,
저에게는 매우 소중한 상자입니다.
상자 안에는 당연히 아무것이나 넣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쓸데없지만 쓸모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온통 무용한 생각, 무용한 물건, 무용한 행위겠지만..
바로 이러한 무용한 시간들이 오롯이 '나'로 향할 수 있게 안내할 테니까요.
외적으로 생산적이지 않은 무용한 시간을 통해 내적인 풍요로움을 다질 수 있도록,
내 안에 잠재된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 공간은 일상의 틈을 만들어 보고 의외의 일상을 상상해 보는 자리입니다.
'나'의 일상에, '우리'의 일상에 '작지만 뜻밖의 선물 같은 시간'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세상을 넓혀가길 희망하며 저의 끄적임을 시작해 볼까 합니다.
Q. 당신에게 쓸데없지만 쓸모 있는 물건은 무엇인가요?
저는.. 갑자기 생각나는 몇 가지를 나열해 본다면..
파란색 상자 속에 든 일기장들, 어린 날의 편지들, 내가 만든 워크북, 열심히 모은 영화 리플릿, 내가 꾸민 컵, 종이 책장, 기념 배지들, 안경 세척기, 북눅, 첨단칫솔, 향기 나는 연필, 무한도전 20주년 기념 일력....... 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