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쌈박질을 했다.

일본여행 2일 차

by 나의해방일지

오늘 도쿄 여행은 어제보다 훨씬 훌륭했다.

아침 러닝코스

아침부터 숙소 앞 공원에서 러닝을 했고,

도쿄타워와 스카이트리를 둘 다 정복하였다.

두 곳 모두 경이로운 풍경을 볼 수 있었지만, 전망대 데크가 더 높은 고도여서 그런지 스카이트리에서 보는 광경이 조금 더 광활하고 압도적인 느낌을 받았다.


스카이트리에서 바라본 도쿄시내 전경



‘나는 왜 이렇게 높은 곳에서 가만히 경치를 보는 것을 좋아할까.’


귀에는 헤드셋이던 이어폰이던 뭘 항상 꽂고 있기 때문에, 혼자 가만히 서서 통유리창 너머 경관을 마주하고 있으면 꽤나 그 경치에 몰입할 수가 있다. 그러다 보면은 결국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게 되는 것이다.


사실 나는 높은 곳에서 도시의 풍경을 관조하는 것 자체를 즐긴다기보다는, 그런 상황에서 깊은 사색에 빠지는 걸 즐기는 것 같다. 나는 본래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생각이 많다는 것은 그 자체로는 ‘잡생각’에 지나지 않으나, 떠오르는 생각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그것들을 갈무리하여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하기 시작하면 그때 비로소 ‘사색’이 된다.


평소에 사색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생각이 깊어지고, 자연스레 말과 행동도 점점 진중해진다. 그래서 나는 진지충, 노잼소리를 자주 듣는 편이다. 나도 알고 보면 은근 유쾌한 사람이라, 노잼소리를 들으면 가슴이조금 아프지만 어쩌겠나.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김현준인가 뭐시깽이인가… 건축과 교수라는 양반이 그런 말을 했다. 고층 아파트처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집을 좋아하는 사람은 권력욕, 지배욕이 있는 거라고. 위에서 내려다보는 사람을 아래에 있는 사람이 볼 수 없으면, 거기에서 정보의 비대칭이 생기고 그것이 권력을 만드는 속성이라고 말이다.


어쩌면 내게도 그런 지배욕이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진짜로 지배하고 싶은 것은 타인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내 운명의 방향키를 상황에 이끌리듯 누군가에게 내어주지 않고, 끝까지 운명의 지배자로서 살고 싶은 것. 그것이 변하지 않는 나의 강렬한 욕구다.


삶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졌다. 그러므로 인생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애초에 내게 결정권이 없는 불합리한 게임에서 주도권을 찾아와야 하는 하나의 투쟁이기 때문이다. 나는 생각을 하고, 그리고 그 생각을 나의 것으로 만들고, 더 나아가 생각한 대로 행동하고 실천하며 사는 것이야 말로 인생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싸움의 본질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나는 오늘도 운명과 맞서 싸우고 있다는 얘기다. 매일 집 앞에 남산을 혼자 오르며, 그리고 일본여행을 와서도 전망대 따위를 찾아다니며 그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는 사내, 그것이 바로 나다.


스카이트리에서 멍을 때리며 글을 쓰기 시작함



글을 쓰면, 잠깐 떠오르고 곧 증발되어 버릴 생각을 글을 써 내려가는 내내 붙잡고 있게 된다. 그러면 자연히 생각이 간결하게 정리가 되고 단단해진다. 감정은 눈에 잘 보이지만 피상적이고, 생각은 드러나지 않기에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명확하다. 그러므로 틈틈이 사색을 하고, 부지런히 글을 써야 한다.


나는 오늘 심야버스를 타고 도쿄에서 오사카로 넘어갈 예정이다. 오사카에도 높은데 올라가서 멍 때릴만한 곳이 있다면, 내가 거기에 있을 예정이고. 아마 내일도 사색과 글을 통한 나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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