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되는 아이 상담

아이와 함께 성장하기

by 태양아빠

어느덧 4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전쟁 같던 새 학기 시즌도 이제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이도 어느새 유치원에 잘 적응해 가고 있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느낌입니다.


지난달엔 담임 선생님과 대면 상담을 했고, 이번 주엔 전화 상담을 했어요.
상담이라는 게 이렇게 긴장되고 떨리는 일일 줄은 몰랐습니다.

맞벌이 부부라 아이를 기관에 맡겨놓고,
혹시라도 제대로 신경 써주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처음 들은 이야기 중 하나는 저희 아들이 엄청 활발하다는 것이었어요.
그것도 아주 많이요.

개구쟁이에 말도 잘 안 듣고,
벌써 선생님 눈에 띄는 몇몇 아이들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말썽을 부리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건 아니지만,
친구들과 장난도 많이 치고, 어울려 떠드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또, 밥 먹는 시간이 유난히 길다고 하셨어요.
한 술 뜨고 옆 친구에게 한마디, 또 한 술 뜨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요.

그래서 식사 마치는 시간이 늘 뒤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좋은 말씀은 언제 해 주시려나…?)


남자아이이다 보니 조금 거친 면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놀다가 친구를 공격(?)하는 경우도 있고,
공룡 매니아인 우리 아이는 공룡처럼 소리를 지르며 친구들에게 샤우팅을 한다네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집에서도 거친 행동을 하면 주의를 주곤 하지만,
아이는 그저 좋아서 표현하는 방식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듯해요.

하지만 친구들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기에,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줄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아이가 부모와 떨어져 자신의 사회생활을 하는 공간에서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설명을 들었지만,
괜히 혼나는 기분이 들고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집에서도 밥 먹을 때 TV를 켜는 일이 많았으니,
유치원에서도 아이가 식사 시간이 하염없이 길어진 이유가 있을 테지요.

또 유튜브 같은 영상 매체를 쉽게 접하다 보니,
때로는 조금 건전하지 않은 영상 속 행동을 따라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게을러서, 아이가 좋지 않은 습관을 배운 게 아닌가…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전화 상담에서는 조금 위로가 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우리 아이는 표현력이 좋다고 합니다.

같은 그림을 두고 색칠하거나 꾸미는 활동을 해도,
친구들과는 다르게 표현하며 자기만의 스토리를 꼭 담는다고 해요.


아직 글이나 그림에 흥미를 보이진 않지만,
지금은 마음껏 뛰놀며 경험을 쌓을 시기이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벌써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소식도요.


자기 단짝이라며,
뭘 할 때마다 꼭 "이 친구 옆에 앉혀 주세요!" 한다고 합니다.

무언가를 쓰라고 하면 꼭 "사랑하는 @@이" 라고 적는다고 하네요. (아… 벌써부터…?)

유치원에서는 벌써 둘이 결혼하기로 했다는 소문까지 돌아서,
부모 참여 수업에서 본의 아니게 '사돈'을 만나고 왔습니다.


활발한 만큼 정도 많아서,
하원할 때 친구 부모님들을 보면 꼭 나가서 같이 인사를 하곤 합니다.

처음엔 놀랐지만, 벌써부터 인기가 많은 것 같아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저는 아이가 밝고 사랑받으며 살아가길 바랐습니다.
어디에서나 환영받고,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할 수 있는 '태양'같은 사람이 되길 바라며,
이름을 '태양'이라 지었어요.


아직 공부하자고 하면 뒹굴거리며 하기 싫어하지만,
좋아하는 책을 읽어준다고 하면 눈을 반짝이며 춤을 추는 아들입니다.

유치원이 조금 더 공부 중심인 곳이었다면,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비교되는 상황이 많아졌겠죠.


그럼 제가 바랐던 아이의 밝은 모습들이
조금씩 사라졌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빠로서의 욕심일지 모르지만,
저는 아이가 매일 신나고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도 점점 공부에도 흥미를 가지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면서 품에 꼭 안고 키우던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부모의 욕심도 함께 자라나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잘 자라길 바라는 만큼,
부모로서도 더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성장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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