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가려하기

아이와 함께 성장하기

by 태양아빠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말솜씨가 늘어가고,

ㅌ사용하는 단어나 표현이 점점 더 다양해집니다.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말만큼 생각도 깊어지고,
가끔은 “이런 얘길 한다고?” 하고 놀라기도 합니다.


자기보다 어린 동생들을 만나 놀다 오는 날엔
“나도 예쁜 여동생 갖고 싶어~”라고 말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반찬을 해주면
“역시 아빠는 요리사라니까~”라며 넉살을 부리기도 합니다.


한 번은, 아내가 하원 시간에 조금 늦었던 날이 있었는데
“엄마~ 일 그만하고 나 좀 일찍 데리러 와.”
그 말이 얼마나 가슴 아프던지요.

매일 늦게까지 종일반에 남아 먼저 하원하는 친구들을 보며
속상했을 아이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럼 태양이가 좋아하는 간식도 못 사주고, 놀러 가지도 못하는데?”라고 말하니
그래도 괜찮다고 하더랍니다.

그러던 아이가, 이직을 위해 잠시 쉬게 된 아내를 보며
“빨리 나가서 일해. 그러다 우리 거지돼.”
이렇게 말하며 아내를 닦달합니다.


그 말을 듣는데, 웃음보다 걱정이 앞섰습니다.
아이 앞에서 꺼내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정말 많은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들이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들을 아이들은 다 듣고, 스스로 해석해 기억하고 있었던 거죠.

우리는 종종 돈을 아껴 쓰자는 뜻으로 “낭비하지 말자, 우리 돈 없어.” 같은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아이는 그 안에서 부정적인 단어를 캐치해 자기 식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겁니다.


얼마 전, 처가 복도에서 ‘돈벌레’라고 불리는 그리마를 보게 되었어요.
곤충 책에서 그리마 이야기를 본 기억이 났는지 대뜸 저에게 달려와 말했습니다.

“아빠, 우리 돈벌레 봤으니까 부자 되는 거야?”

부자가 뭔지는 알고 저렇게 해맑게 말하는 건지,
부자가 된다는 게 좋은 거라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귀엽게 웃으며 넘길 수도 있었지만, 왠지 마음 한구석이 쓰렸습니다.


아직 어린아이가 '돈'이나 '부자' 같은 단어를 서슴없이 말한다는 게 조금은 속상했습니다.

부모들끼리 나누어야 할 이야기가 너무 쉽게 아이의 귀에까지 흘러갔던 걸 돌아보게 됩니다.


“부모의 언어는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_Dr. Laura Markham / 임상 심리학자


스펀지처럼 모든 것을 흡수하는 지금 같은 시기에 아이에게 해주는 말, 아이가 듣는 말 하나하나가
그 아이의 세계를 만들어 간다는 걸 실감합니다.

부모가 하는 말은 아이가 살아갈 세상의 배경이자 그림의 밑그림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말은 결국 우리에게도 다시 돌아올 테니까요.


다정한 말, 따뜻한 말, 사랑을 표현하는 말을 더 많이 들려주어야겠습니다.

엄마 아빠의 입방정도, 이제는 조금 더 조심스럽게 다뤄야겠어요.

매거진의 이전글긴장되는 아이 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