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성장하기
며칠 전 서울 근교 호수공원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호수 근처에 자리를 펴고 앉아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보내는데,
활동적인 저희 아이는 앉을 새도 없이 공원을 이리저리 돌아다닙니다.
제 성격과는 달리, 아이는 붙임성이 참 좋습니다.
처음 만난 친구들에게도 스스럼없이 말을 걸고, 금세 함께 어울려 놀곤 하죠.
그런데 모든 친구들이 그 마음을 반갑게 받아주는 건 아닙니다.
늘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마음 한 편이 아파옵니다.
저희 아이처럼 외동이거나 또래인 경우엔 비교적 잘 어울리지만,
형제와 함께 온 아이들이나 이미 친구와 짝지어 온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홀로 온 아이에게 먼저 다가가 주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럴 때마다, 한 걸음 떨어져 서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아이를 보면 가슴이 저릿하고 짠해집니다.
‘저럴 땐 동생이라도 있었으면, 둘이 잘 놀 텐데…’
자연스레 그런 생각이 들곤 하지요.
가끔, 아니 사실은 생각보다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둘째 생각은 없어?”, “지금이 딱 동생 있을 때야~”
부담스러우면서도 감사한 말씀들이죠.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둘째 생각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아이를 좋아하고, 혼자보다는 둘이 서로 의지하며 자라는 게
더 좋을 거라는 생각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아내도, 저도 이제는 둘째에 대한 마음을 조금씩 접어가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둘째가 생긴 이후에 첫째에게 해주어야 할 것들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게 될까 봐서입니다.
부모의 노력으로 충분히 메울 수 있는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경제적인 여건, 시간, 육아 환경 등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하나둘이 아니기에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아이에게 부족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그게 가장 큰 걱정입니다.
물론 아이가 생긴다는 건 분명한 축복이고,
키워가며 겪는 어떤 어려움보다
훨씬 큰 행복이 찾아온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아이를 키우며 이미 많이 느끼고 있으니까요.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주변에는 두 명, 세 명의 아이를 키우는 분들도 많고,
그 모습이 참 존경스럽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며, 혹시 나만 겁먹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을 때도 있죠.
주변의 어떤 말에도 제 마음이 쉽게 흔들리진 않지만,
아이가 가끔 “나도 동생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할 때나
오늘처럼 마음이 짠한 일이 생기면
이 선택이 과연 옳은 걸까,
내가 너무 이기적인 건 아닐까 고민하게 됩니다.
언젠가 또 다른 결심을 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우리 태양이 하나,
열심히 잘 키우기로 마음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