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뼘 더 성장하기

by 태양아빠

아이의 성장은 하루가 다르다.
몸도 마음도 무럭무럭 자라난다.

육아는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며 늘 마음속에 새기는 다짐이 있다.
‘아이와 함께 성장하자.’

아이만 자라는 게 아니라, 나 역시 그 곁에서 조금씩 자라야 한다는 생각.
완벽한 아빠는 아니지만, 더 나은 아빠가 되겠다고 스스로 다짐한다.
그러나 다짐과는 달리 못난 아빠가 되는 순간이 자주 찾아온다.


요즘 들어 아이를 꾸짖는 일이 잦아졌다.
사람들은 ‘미운 일곱 살, 미운 네 살’이라고 말한다.
정말 그 시기라서 그런 걸까, 아니면 내가 더 예민해진 걸까.
핑계를 대 보지만, 결국은 내 부족함이 드러나는 순간들이다.


아이의 어휘가 늘어날 때마다 감탄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서운한 말이 불쑥 튀어나온다.
“아, 알았어 알았다고~”
사춘기 아이처럼 툭 내뱉는 말투에 마음이 흔들린다.
“왜 맨날 엄마 아빠 마음대로만 하려고 해?”
이런 반항 섞인 말 앞에서 나는 쉽게 무너진다.

따뜻하게 달래줄 수도 있었을 텐데,
밀린 집안일과 하루의 피로가 겹치면 결국 큰소리로 이어진다.


얼마 전에는 유치원에서 있었던 작은 사건으로 아이를 크게 혼냈다.
정확히 알지도 못한 채, 전해 들은 이야기만으로 아이를 몰아붙였다.
그 뒤로 아이는 자주 배가 아프다고 했고, 평소처럼 장난도 치지 않았다.
작은 실수에도 눈치를 보며 움츠러드는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아빠가 너무 많이 혼내서 미안해.’
꼭 안아주며 달래 봤지만, 아이의 눈물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그 상처가 마음속에 오래 남을까 두려웠다.
아이를 혼내고 나면 늘 나도 상처를 입는다.
미안하고 속상해서, 성숙하지 못한 아빠라는 자책이 가슴을 짓눌렀다.


어렸을 적 나의 아버지는 늘 무서운 존재였다.
엄하고, 강압적이고, 가족보다는 일에 더 집중하셨다.
나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게 되면 절대 아버지처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문득 돌아보니, 내가 싫어했던 아버지의 모습이 내 안에서 되살아나 있었다.
그 순간 깊은 자괴감에 빠졌다.
쉽게 고쳐지지도 않았다.

그래서 다시 다짐한다.
‘나도 아직 미성숙한 존재야. 아이와 함께 성장해야 해.’


며칠 전, 하루 종일 아이와 떨어져 있던 적이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아빠가 옆에 있다고 기뻐하며 안겨오는 아이를 보며
말로 다 할 수 없는 행복을 느꼈다.
살면서 이런 순간이 또 있을까 싶다.

아이는 앞으로도 실수를 할 것이다.
혼날 만한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다.
그럴 때마다 단순히 훈계하는 아빠가 아니라,
조금 더 성숙한 아빠가 되고 싶다.


평소보다 아이를 더 많이 안아주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사랑한다는 말을 더 많이 해주었다.

힘든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결국 나를 웃게 하는 건 아이였다.
어쩌면 부모만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아이도 부모를 키우는 게 아닐까.

육아가 힘들다고 푸념하곤 했지만,
아이 덕분에 나는 오늘도 한 뼘 더 성장했다.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처럼, 나도 든든한 아빠로 자라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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