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 교회 다니기
나는 내가 못 놀아 본 것에 미련이 있다
청소년시절 착한 아이로 살아왔고
대학시절 크리스천으로 믿음 지키자고
클럽이며, 술자리며 다 안 나갔다
연애도 믿음의 상대를 찾느라 거의 해본 적 없다
그런데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이
그때 이것저것 경험 많이 해볼걸 하는 아쉬움이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막연한 기대
넓은 세상도 경험하고
이것저것 해보고 나면 미련도 후회도 없을 것 같았다
지금 와서 할 수도 없는데 미련 두는 건 너무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아는 지인과 얘기를 나눴다
그분은 젊을 때 많이 놀고 즐기고 지냈다고 한다
술도 마실대로 마셔보고 놀아도 봤단다
믿음생활은 안 했었다가 믿는 집에 시집갔고
딸을 놓고 나서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아이가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고
교회 다니면서 나쁜 길로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함께 교회를 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순간 멍해졌다
나는 교회 안에 살면서 세상이 부러웠는데
세상 속에서 지낸 그분은 교회가 안전하다고 말하신다
맞는 말이다 나도 어느 정도 아이가 좋은 친구들은 만나고 위험한 세상 속에서 선을 알려주는 곳이 교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의 미련 때문에 아이에게
"너는 다 해봐~ 다 즐겨봐"라고 했던 말들이
이제는 조심스러워졌다 내가 몰랐을 뿐이지
그 세상이 마냥 즐겁고 행복하진 않을 수 있다
내 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이 있고 그것까지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때도 있을 거다
막연하게 너도 성인이 됐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해봐
그래야 후회가 없지~라는 생각은 접어두기로 했다
내가 너무 막연히 세상을 얕봤던 것 같다
생각보다 무서운 곳이고
내가 겪지 않아서 몰랐던 곳이다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면 그게 더 나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정답은 없지만 생각은 고쳐먹기로 했다
선택은 딸아이가 하겠지만
부모로서 예전처럼 다 즐기라는 말은 못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