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승무원에게 두바이 초콜릿 유행이란,전 독일 유학생에게 딕만스 유행이란
'유튜브 채널 중에 좋아하는 채널이 뭐예요?' 라고 물으면난 '먹방'채널이라 대답한다.
먹방을 보면서중동에선 못 먹는 돼지고기 요리와 한식 먹방을 대리만족하고 요즘의 한국 먹거리 유행을 파악하기도 한다.
승무원 일을 시작하기 전에도 시작한 후에도 공감하는 이 직업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여러 나라의 다양한 먹거리를 현지에서 먹어보는 것이다.
작년 2024년에는 개인적으로 신기한 디저트 유행이 유튜브에서 보였다.
중동의 두바이 초콜릿,
독일의 딕만스
'중동'에서 4년째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독일'에서 6년 살았던 전 독일 유학생으로서 두바이 초콜릿과 딕만스의 유행은 믿을 수 없단 느낌이 들었다. 중동, 독일 모두 음식이 유명한 국가는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식문화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국가들이다.
독일은 음식보다 맥주가 유명한 국가이고 중동은 처음 현 직장 면접 준비를 위해 조사할 때, 인터넷에 중동 음식이라고 나오는 건 후무스(Hummus)밖에 없었다.
현재의 일을 하면서 여러 국가들을 돌아다녀 보니 독일, 중동은 피자의 나라 이탈리아, 팟타이의 나라 태국과 비교하면 식문화는 많이 빈약하다.
두바이 초콜릿 안에 들어가는 '쿠나파' 는 중동 현지의 터키시 디저트 가게에서 사 먹어 보고 엄청나게 달지만 한국에 선물로 사가지고 가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 쿠나파에 초콜릿을 입혔으니 유행하는 게 납득이 간다.
근데 딕만스는 독일에서 살았을 때, 독일 슈퍼마켓에서 B4 용지만 한 엄청 큰 박스에 넣어져 파는 걸 본 기억이 어렴풋이 있지만 6년 동안 주변 사람들이 그걸 사 먹는 걸 본 적이 없다.
무엇으로부터 시작된 유행인지 모르겠으나음식으로 유명하지 않은 아니, 오히려 음식 맛없기로 소문난 국가의 디저트가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건 개인적으로 정말 신기하다.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보다.
두바이 초콜릿과 딕만스의 유행을 보면, 사람 일 또한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 중동에서 처음 만났다가 지금은 한국으로 귀국한 지인 한 명을 3년 만에 만났다.
그 지인이 내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런 말을 해줬다.
나도 그 부분에 대해 오랜 시간이 걸렸었기에 네가 느끼는 그 마음 뭔지 알아. 그래도 일단 마음을 열어놔.
경험이 쌓일수록 연륜이 생기면서 동시에 특정 분야에 대해 더 이상 마음을 닫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괜히 기대했다가 실망하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독일 슈퍼에서 흔히 구입할 수 있지만 외국인들에게 크게 인기 있지 않던 딕만스가 먹방 유튜버들이 해외 직구로 구입해서 먹는 디저트가 된 것처럼 지금 내가 포기하고 싶은, 더 이상 해결될 가망 없다고 생각하는 고민거리 또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