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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첫사랑

by 백운

"선배님~~ 제대를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려요~ 선배~~"


"축하드려요~ 선배~ 이번 학기에 복학하시죠?"


제대하고 어쩌다 마련해 준 횐영회 자리에 참석한 귀여운 후배들이 봄볕에 소풍 나온 병아리 마냥 '삐약 삐약' 거렸다.


"어~ 정신이 없네~ 여하튼 고맙다. 아직 군바리 떼도 안 벗겨졌는데 이리 환영들 해주니 금방 민간인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 같네~"


그러고 술잔이 몇 번 오간 뒤에는 언제나 그랬지만 무슨 목적의 술자리인지 망각한 채, 삼삼오오 자기네들끼리의 이야기에 취해있었다. 한창 고민 많고 근심 많은 피끓는 청춘들이었다. 그때 한 후배가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


"어머~ 선배님! 선배님 말씀은 익히 많이 들어서 알고 있어요~ 너무 축하드려요~~~"


내가 동기들 중에서는 빨리 군대를 간편이라 남자 동기들은 거의 군대를 가서 없었고, 여자 동기들은 취업 준비로 정신없는 4학년들이라 거의 참석하지 않아서 대부분 후배들이었는데, 그중에서도 긴 생머리에 유난히 뽀얀 피부와 어울리는 밝은 아우라를 뽐내는 여학생이 한 명 있었다.


"허~~ 내 얘기라면... 할 친구라고는 한 명 밖에 없는데, 좋게 했을 리가 없을 텐데~"


나랑 친한 동기들 중 손찬영이 빼고는 다 군대를 가서 내 얘기를 들었다면 그 녀석일 게 뻔했다.


"아니에요~선배님! 수교과의 전설 중 한 분이시라 던데요~^^ 교수님들도 모르시는 분이 없으셨다고 하던데요~ 저도 한 잔 주세요~선배님. 저는 윤지수라고 해요~"


바싹 다가앉으며 복학생 선배에게 술잔을 내미는 당찬 모습이 그렇게 예쁘게 보일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나는 그때 갓 군바리계급장을 떼고 민간인으로 돌아온 짐승에 가까운 상태였으니 윤지수가 예뻐 보이기는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었다.


"어.... 어..... 그래? 내 이름은....."


버퍼링이라도 걸린 것처럼 버벅대는 내 말을 낚아채며 윤지수가 웃으며 말했다.


"알아요~ 백강현 선배님 이시죠? 제가 한잔 따라 드릴게요~"


"어~ 고마워~ 몇 학번?"


"맞춰보세요~ 선배님., 맞추시면 선물드릴게요! 대신 못 맞추심 벌주 드셔야 해요. 기회는 단 한번이예요~"


복학생 선배가 무섭지도 않은 걸까? 그리고 주위 눈치 따윈 신경 써지 않고 지수는 그렇게 거침없이 내게 다가왔었다. 오히려 버벅거린 건 선배인 나였다.


"음... 04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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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좋아하는 두 아이의 아빠이면서 수학강의하는 원장입니다. 관심분야는 시, 로맨틱코메디, 일상 에세이, 일상적인 생각들이고, 희망적인 글들을 쓰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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