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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화

세번의 키스

by 백운

술기운이 올라서인지 발그스레한 지수의 얼굴은 참을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더군다나 나는 오늘 갓 국방부에서 풀려나 민간인이 된, 이성이 지배하는 남자라기보다는 본능이 지배하는 수컷에 가깝지 않은가.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수는 가끔씩 더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 나를 더 힘들게 했다.


"오빠~ 오빠~ 오빠~~"


"어? 응!"


"내 얘기 듣고 있는 거에요?"


"어? 뭐라고 했지?"


"아이참!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에요?오빠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냐고요?"


자기가 한 말을 못 알아 들었다고 생각한 지수는 더욱더 입을 가까이 가져다대고 거친숨을 내쉬며 또박 또박 물었다. 순간 지수의 숨결이 귀를 타고 온 전신에 퍼졌다. 마치 온 몸이 백만 볼트 전기에 감전이라도 된듯 찌릿 찌릿했다. 그 바람에 그렇지 않아도 엉큼한 생각을 하고 있던 나는 얼굴이 더 빨개져 버렸다.


"어? 오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에요?호! 호! 호!"


지수는 빨개진 내 얼굴을 보고 놀리는 것 같기도 하고,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한 웃음을 한 참 웃었다.


"흠...흠....니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나 바람 좀 쐬고 올게!"


머쓱해진 나는 돌파구를 찾기위해 일어나려했다. 몸을 막 일으키려할 때 지수가 웃음을 멈추고 내 손을 잡았다.


"무슨 생각요? 내가 무슨 생각했는데요? 오빠! 이런생각?"


"읍..........."


알코올이 용기를 준건지, 원래 이렇게 적극적인 건지, 칸막이가 있긴 했지만 완전 사방이 막힌 공간도 아니었는데 지수가 입술을 덥쳐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첫키스였다. 이렇게 나의 첫키스는 술기운에 강탈 당하고 말았다. 잠시후 입술을 뗀 지수가 말했다.


"오빠! 첫 키스죠? 저도 첫 키스에요! 그러니 넘 억울해하진 말아요! 공평하죠? 읍......"


나 역시 알코올이 용기를 준 것일까? 지수의 키스가 용기를 준 것일까? 예쁘고 귀여운 지수에게 홀려버려 나도 모르게 한 것일까? 짧은 첫키스에 아쉬움이 남았던 것일까? 나도 모르게 지수에게 키스를 해버렸다. 첫키스의 여운을 달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지났을 때 나는 입술을 떼며 지수를 바라봤다.


"아니. 이래야 공평하지......"


내 돌발적인 행동을 예상치 못 했는지 지수의 볼은 더욱 붉어졌다. 하지만 나를 보는 눈빛은 더욱 빛나고 있었다.


"이 오빠 순진 한 줄알았더니 선수네....피....자~ 이제 말해봐요~ 오빠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대답을 꼭 듣고야 말겠다는 건지, 미소까지 지으며 지수는 집요하게 물어왔다. 그리고 어느새 말까지 놓고 있었다.


"나? 나도 너.... 좋아 하는 거 같아......."


"뭐야? 아까 용기있는 행동을 하던 오빠는 어디간거야?말까지 다 더듬고.....귀여워.."


말까지 버벅대는 나와는 달리 지수는 수줍어하면서도 적극적이었다. 내 볼까지 꼬집어가며 즐겁게 웃고있는 지수였다.


"흠....흠....내가 대 선밴데 그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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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좋아하는 두 아이의 아빠이면서 수학강의하는 원장입니다. 관심분야는 시, 로맨틱코메디, 일상 에세이, 일상적인 생각들이고, 희망적인 글들을 쓰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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