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기 "첫 번째 학폭 사안을 마치고"

뜻 밖의 인연 : 학폭 사안에서 담임으로

by 하고잽이교사

"학교폭력 예방 업무를 맡고, 첫 번째 학교폭력 사안을 처리했다. "


처음이라 그런지 긴장도 많이 됐고, 생각할 것도 많았다.

처음 피해학생 A의 담임선생님을 찾아갔을 때, 선생님은 학생 A의 말을 들어보지도 않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아마 A가 잘못했을 거예요."

그 말을 들었을 때 속으로 의아했다. 25년 차 베테랑 교사가 이렇게 쉽게 판단해도 되나?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선생님이 괜히 그렇게 말씀하신 게 아니었다는 것을.

일반적으로 교사가 학생을 편견 없이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담임선생님은 수개월 동안 학생 A를 지켜보면서 나름의 판단을 하셨을 것이다. 결국,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담임선생님의 말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보호자 다음으로 학생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바로 담임이니까."



뜻밖의 인연: 학폭 사안에서 담임으로


이 이야기에 비하인드 스토리가 하나 있다.

그 다음 해, 학생 A는 내 반 학생이 되었다. 초등학교 교사를 하다 보면 이런 일이 생각보다 많다. 유독 눈에 띄거나, 자주 엮이거나, 심지어 내가 꾸중했던 아이들이 다음 해에 내 반 학생이 되는 경우.


"저 학생이랑은 정말 안 맞는데 설마 담임이 될까...?" 하면 거의 되는 것 같다.


운명의 장난인지,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다.

A의 담임선생님이 되고 나서 A의 학부모님과의 관계는 처음엔 어색했다. 학폭 사안을 진행할 때 다소 매끄럽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고, 서로 불편한 감정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담임과 학부모로 다시 만나면서, 우리는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최대한 예의를 지키면서도 학생 A를 위해 협력하려고 노력했다.

학생 A를 직접 가르쳐보니 확신이 들었다. A와 학생 B의 사건은 무조건 쌍방이었다는 확신. A는 자존심이 강했고, 인정 욕구도 컸다. 운동을 잘하는 친구들과 경쟁하면서 다투는 일이 많았고, 때때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공부를 매우 잘했고, 모둠 활동에서는 다른 학생들이 못하는 걸 도와주려 했지만 방식이 거칠어 친구들이 힘들어했다.

만약 올해도 학폭 사안이 생긴다면? 아마 나도 작년의 그 선생님처럼 말할 것 같았다.


"음... A가 좀 그럴 수도 있어요."


이렇게 생각하게 된 내 모습을 보며,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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